by장순원 기자
2017.02.26 08:00:00
[오은석의 부동산 재테크]봄 이사 시즌을 맞이하여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달 전만 하더라도 집값이 떨어졌다는 언론 기사가 대부분이였는데, 부동산에 나가보니 최근에는 봄 이사수요와 맞물려 집 값이 보합내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지난 달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위축 되었을 때, 전세나 매수 계약을 한 사람은 분명 지금 집을 알아보는 사람보다 좋은 조건에서 계약을 체결 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시장 분위기와 반대로 움직여야 이익을 본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 내집 마련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최근처럼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시기에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이참에 무리를 해서라도 부동산을 매수해야 하나, 아니면 오른 전세금을 맞춰줘야 하나, 그것도 아니라면 현재의 전세금으로 집을 구할 수 있는 외곽지역으로 이사를 가야하나.
이들은 집 값이 하락하면 그때서야 내집 마련을 고민해보려고 했는데, 예상과 달리 지난 2년간 집 값이 너무 많이 올라,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해야하나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들 중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자녀 교육 및 생활권에 대한 문제로 외곽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결정보다는 대부분의 경우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최근 나에게 상담을 요청한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용이 이러하다.
2년전에 전세로 입주한 oo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2억 6천만원, 전세가는 2억 3천만원 이었다.
현재 전세 만기가 다가와 시세를 알아보니 매매가 3억에 전세가는 2억 6천이다. 2년전에 비해 매매가와 전세가가 각각 4천만원, 3천만원이 오른셈이다.
그분은 2년전에 무리를 했더라도 집을 샀어야 했는데 라는 아쉬움이 있으신 것 같았다. 말씀은 안하셨지만, 그 분은 무엇보다도 2년전에 본인의 판단이 틀렸었다라는거에 대해 자존심이 꽤나 상해있는 것처럼 보였다.
‘솔직히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라는게 현재 대다수 사람들이 느끼는 대한민국 평균적인 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집 값이 이미 많이 올랐는데 지금 집을 사면 꼭지를 잡을 것만 같고, 그렇다고 또 전세로 살자니, 2년마다 전세값을 올려주거나, 아니면 2년마다 외곽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그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서울에서 내 집이 멀어진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위와 같은 질문에 일률적으로 집을 사라, 집을 사지 말아라 라고 대답을 줄 수는 없다. 언론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 값이 상승한다 혹은 떨어진다 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수도권 집 값이 상승하는 시기에도, 지방은 떨어지는 지역도 있고, 보합세를 보이는 지역도 있다. 보합하는 지역내에서도 어떤 곳은 국지적으로 상승하는 동네도 있다. 상황이 이러니, 일률적으로 집을 사라 혹은 사지 말아라라고 조언해줄 수 없는 것이다. 즉, 지역마다, 시기마다 조언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언론의 말을 믿고 그대로 행동에 옮기기 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우리 동네가, 또는 우리 지역이 앞으로 오를 지역인지 아닌지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부동산 카페의 한 회원님이, oo 지역의 부동산 시세가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아주 저렴한 것 같은데, 사는게 어떻겠냐고 질문을 했다. 필자는 그 분에게 그 지역이 저렴한 지역인 것은 맞지만, 저평가된 지역은 아니므로, 매수하는 건 신중히 고려해보고 행동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드렸다.
저렴한 부동산과, 저평가된 부동산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oo지역이 주변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면 그게 저평가된 곳이고, 그런 지역이라면 매수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도 이와 같은 생각이라면, 향후 부동산 거래시 조심하기 바란다.
저렴한 부동산과, 저평가된 부동산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는 매수해야 할 부동산은 저평가된 부동산이지 저렴한 부동산이 아니다. 그렇다면 저렴한 부동산과 저평가된 부동산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렴한 부동산이란 연식,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 보통의 수준보다 가격이 싼 물건이다. 반면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된 부동산으로써 추후 재평가를 받으면서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저렴한 부동산은 부동산 상승장에서 동일지역의 다른 부동산에 비해, 다음과 같이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고 할 수 있다.
첫째, 상승장에서 동일지역의 다른 부동산에 비해 평단가의 상승폭이 적다.
둘째, 전세가율(부동산 매매가에 대한 전세가의 비율)이 높다.
셋째, 매매 거래량 보다 전세 거래량이 많다.
한가지씩 의미를 살펴보면 첫 번째 특징의 의미는 저렴한 부동산은 그렇지 않은 부동산에 비해, 연식, 교통, 학군, 편의 시설 등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세 상승시 상승폭이 적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말해, 연식, 교통, 학군, 편의 시설 등이 좋은 곳은 부동산 상승장시 더 크게 오르고, 하락기에는 가격 하락폭이 적다.
두 번째 특징인 전세가율이 높다는 의미는, 그 집의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적어 매매가격이 낮게 형성되었다는 의미이다. 전세가율이란 매매가 대비 전세가에 대한 비율이므로, 전세가율이 높으려면, 전세가가 높거나, 매매가가 낮아야만 한다. 저렴한 지역이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전세가가 높다는데 무게 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매매가가 낮아서 생긴 현상이라고 봐야지 옳다. 전세가는 현재가치를 의미하고, 매매가는 미래가치를 의미한다고 봤을 때, 저렴한 지역은 현재가치가 높다는 의미가 아닌 미래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세 번째 특징인 매매 거래량보다 전세 거래량이 많다는 것의 의미는, 이 지역은 사람들이 계속 살고 싶은 지역이라는 의미 보다, 거쳐 지나가는 흐르는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거래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지역은 매매거래는 별로 발생하지 않는 반면에, 전세거래량은 상대적으로 많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 세가지 특징을 갖추고 있다면 이 지역은 저평가된 지역이 아니라 단순히 저렴한 지역인 것이다. 작년 갭투자 바람이 불었을 때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이라 실투자금이 적게 들어간다고 묻지마 투자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투자한 물건이 저렴한 부동산이였는지, 아니면 저평가된 부동산이였는지는 2년후 그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렴한 부동산이 아닌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매도시 지역 호재 또는 투자 유효수요 등이 있어 시세 상승의 기대치가 높은 부동산을 말한다. 즉, 저렴한 부동산과 저평가된 부동산은 매수시점을 기준으로 평가 하면 안되고, 최소 2년 후 그 지역의 미래의 모습을 예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을 실거주로 매매하거나, 혹은 투자할 때 단순히 데이터만을 보고 판단한다면 크게 우를 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재산중 가장 큰 비중이 부동산에 쏠려 있다. 힘들게 모은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더 나아가 재산을 증식시켜 나가려면, 지금부터라도 일주일에 2시간씩이라도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여 안목을 키워나가기 바란다.
▶ 오은석 ‘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의 저자로서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20년차 부동산 실전투자 고수다. 다음 카페 ‘북극성’을 통해 6만 6천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얻은 수입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