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정희 기자
2016.10.09 08:52:54
OPEC·러시아간 감산 합의 주목..美·韓 통화정책 재확인
한미 연합해상 훈련에 北 도발 우려..투자심리 위축 변수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7일 삼성전자(005930)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됐다. 국내 증시는 실적이 개선된 종목을 중심으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과 관련 조 단위 리콜비용이 발생했음에도 7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지주회사 전환 등을 요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주가 하단을 떠받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한 주(4~7일)간 전주말대비 10.17포인트(0.5%) 상승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538억원, 3081억원 동반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은 5843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6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장중 2070선까지 올랐으나 삼성전자 실적 호조를 계기로 차익실현에 나선 매물이 나오면서 2050선에서 마감했다. 브렉시트(Brexit, 영국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재점화된데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금리 인상 우려가 번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졌지만 코스피를 짓누를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시장 관심은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3분기 유가증권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9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3분기 성적표가 개별 기업의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실적은 업종내 다른 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이 향후에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에 SK하이닉스(000660) 등의 반도체 업종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리콜 비용, 원화 강세, 소비 둔화 등을 감안할 때 기대치는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도 “반도체, 은행, 건설, 철강, 운송 등은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코스피 전반을 움직이는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9~13일까지 열리는 세계에너지 회의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간 원유 감산 협상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유가 상승 기대감이 크다. 이러한 기대감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미국과 국내 통화정책 방향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12일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돼 있지만, FOMC위원들간 첨예한 의견대립이 어떻게 전개됐을지가 관심이다. 다만 기준금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9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15만6000명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17만2000명)을 밑돌았다. 한국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지 여부도 관심사다.
정치적 이벤트도 주요 변수다. 10일~15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한미 연합해상 기동훈련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실시된다. 이 와중에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겹치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분석이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북한은 주요 기념일과 한미간 연합 훈련을 전후해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기습도발을 강행했다”며 “방산주엔 긍정적이나 중국 소비재주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