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영수 기자
2014.10.06 06:00:00
역이민 정책 등 통계에 활용
[이데일리 특별취재팀] 박지성 선수가 영국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당시 받았던 연봉은 약 70억원 안팎이었다. 박 선수가 받은 연봉은 당연히 영국에서 번 소득인 만큼 영국에서 통계 작성하는 국민총소득(GNI)에 포함된다. 외국인이 한 나라에 1년 이상 체류하게 되면 장기체류 이주민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나라 GNI에서는 박 선수가 받은 연봉은 제외된다.
외교부의 재외동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3년 633만명에 머물던 재외동포는 10년 만에 700만명(2013년말 기준)을 넘어섰다. 박 선수와 같이 다시 돌아오는 사례도 있지만 해외 유학을 통한 현지 취업, 해외 이주 등으로 재외동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GNI는 구매력평가(PPP: 각국 물가를 반영한 실제 구매력 측정) 기준 3만 3440달러(43위)로 조사됐지만 박 선수와 같이 1년에 수십억원을 받는 인력이 해외에 나간다면 우리나라 GNI가 급감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GNI에 재외동포의 소득을 편입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GNI가 국제적 통계기준인 만큼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국민소득 통계지표를 국민총생산(GNP)으로 사용해 오다가 1993년 GNI로 바꿨다. GNP가 그 나라 국민의 실질적인 소득수준을 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재외동포의 소득 등 경제력을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서베이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외동포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재외동포의 소득 등에 대한 경제력과 관련된 서베이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재외동포 700만명 시대를 맞아 이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책 수립을 위한 차원에서 재외동포의 경제규모 등에 대한 서베이가 이뤄진다면 유의미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창석 IMO이민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재외동포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국제기구 등에 진출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고령화·저출산 시대를 맞아 재외동포가 다시 돌아 올 수 있도록 하는 역이민 정책 등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관련 통계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GNI는 한 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총생산(GDP)에 국민들이 해외에서 받은 소득(국외 수취요소소득)을 포함하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받은 소득(국외 지급요소소득)을 제외한 후 교역조건변화로 인한 무역손익을 가감해서 계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