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세월호 영혼 달래는 소나타 연주…마지막이길"

by이윤정 기자
2014.07.16 07:03:00

피아니스트 백건우 24일 제주항 공연
슬픔과 아픔 위로하는 곡들로 프로그램 구성
"세월호 참사는 절대 잊어선 안돼…우리 스스로 변해야"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내 해와달 레스토랑에서 열린 ‘세월호 사고 100일 희생자 추모공연-백건우의 영혼을 위한 소나타’ 간담회에서 “음악은 강력한 언어”라며 “화려하진 않지만 의미있는 장소에서 하는 만큼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런 추모음악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란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68)가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나섰다. 백건우는 24일 제주도 제주항 특설무대에서 ‘세월호 사고 100일 희생자 추모공연-백건우의 영혼을 위한 소나타’를 공연한다. 당초 세월호가 도착할 예정이었던 제주항에서 올리는 음악 위령제다. 백건우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내 해와달 레스토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런 추모음악회는 처음이라 사실 그 많은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지 겁이 난다”며 “하지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번 음악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도 불리는 백건우는 이날 베토벤의 ‘비창소나타 13번’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를 비롯해 리스트의 ‘잠 못 이루는 밤, 질문과 답’ ‘침울한 곤돌라 2번’, 모리스 라벨의 ‘사라진 공주를 위한 파반느’ 등 총 6곡을 연주한다. 백건우는 “보통 독주회는 프로그램을 짜기가 어렵지 않은데 이번 연주회는 곡을 선택하기가 참 힘들었다”며 “의례적인 행사 없이 오직 피아노 음악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프로그램으로만 구성했다”고 말했다.

“헌정곡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이 명확하다. 예를 들어 세 번째로 연주하는 리스트의 ‘침울한 곤돌라 2번’의 경우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바다를 그린 것 같은 곡이다. 마지막 곡으로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과 죽음’을 연주할 예정인데 이 곡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100일째 되는 날 추모공연을 여는 데는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어선 안된다”는 백건우의 의지가 작용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전하자는 의미도 담았다. 이날 백건우는 간담회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의 모습이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기 때문이다.

“‘섬마을 콘서트’를 위해 찾을 때와는 느낌이 너무 다르다. ‘섬마을 콘서트’를 할 때마다 부푼 마음으로 마을을 찾았는데 이번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아픈 마음을 안고 방문하게 됐다.”

음악회는 무료로 진행되며 백건우 역시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무대에 선다. 유족들을 따로 초청하진 않았다. 자칫 아물고 있는 상처를 덧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문제다. 다 같이 아픔을 느끼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똑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반드시 변해야 한다.”

백건우의 이번 추모공연은 17일부터 20일까지 제주방송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받는다. 선착순 500명을 모집할 예정. 육지에서 관람을 원하는 사람은 제주방송 기획실로 문의하면 된다. 064-740-7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