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와 설도 등 비선호부위를 소분할과 즉석양념으로 상품화
by객원 기자
2009.11.07 21:33:00
1인분(150g) 1만원~1만5000원에 판매 가능한 한우 주물럭
[이데일리 EFN 김준성 객원기자] 주물럭 메뉴를 도입하고 있는 고기음식점들이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하루정도 양념에 고기를 재워먹던 재래식 방법에서부터 고객이 주문하는 동시에 즉석에서 양념을 해 제공하는 일본 야키니쿠 방식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고기음식점에서 주물럭은 없어서는 안 될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비선호부위를 활용하기 때문에 식재료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고기구이만으로는 부족한 매출을 보완하는 메뉴로써의 주물럭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한우 주물럭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생고기구이의 인기도 여전하지만 간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의 중독성 또한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못 된다. 주물럭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지닌다.
우선, 양념을 통해 고기의 잡냄새를 없앨 수 있으며 원료육 본연의 신선함과 쫄깃한 맛은 그대로 유지해 생고기구이에서는 접할 수 없는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또한 비선호부위나 잔여육 등을 얇게 썰어서 양념한 후 제공해도 맛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원료육 활용과 원가절감의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뿐만 아니라 밑반찬의 소모가 많지 않다는 것도 큰 강점. 고객들은 사이드 메뉴보다 주 메뉴인 양념육을 훨씬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객단가는 낮아도 추가주문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수가 있다.
이 외에도 국내산 삼겹살 가격에 20~30%의 비용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한우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은 한우 주물럭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공급가격이 저렴한 비선호부위를 활용하라
그러나 고기음식점에서 주물럭 메뉴를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생고기구이용으로 판매되는 메뉴가 아닌 이상 안심과 등심, 채끝, 특수부위 등 실제 로스구이용으로 판매되는 값비싼 부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적자 본다.
그렇다면 주물럭 메뉴에는 어떤 부위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소를 부위별로 나눌 때에는 크게 대분할과 소분할로 구분하는데 대분할 중에서도 실제 로스구이용으로 사용하는 부위는 30% 내외밖에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사태와 우둔, 목심, 설도, 양지, 그리고 앞다리살 등 고기음식점에서 흔히 공급받는 형태인 대분할육은 치맛살과 업진살, 부채살 정도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분할육 중에서도 많은 부분이 싼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 고기음식점들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메뉴가 등심과 갈비 등을 활용한 구이메뉴이기 때문이다.
공급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고객들은 가장 선호하니 공급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 결론은 나왔다. 공급가격이 저렴한 비인기부위를 활용해 주물럭 메뉴를 적용하면 된다. 간단하다.
그러나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 고기음식점을 새로 오픈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우선, 일반적으로 고기음식점에서는 대분할육을 들여오기 때문에 이를 정육처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대분할육은 불고기와 국거리, 장조림용 등에 사용되는 부위를 포함한 것이므로, 주물럭 부위만 필요한데도 돈 주고 다른 부위까지 사야만 한다. 즉, 원하는 때에 원하는 부위를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거리나 장조림용을 대충 아무렇게나 양념해 주물럭 메뉴로 낼 수는 없는 일. 굉장히 비효율적인 육류규격체계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일찍부터 각국 실정에 맞는 소분할 유통규격을 개발, 유통시킴으로써 그만큼 다양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한다.
고기음식점 경영자들의 업무효율성, 그리고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100% 만족시켜주기 위해 우리나라도 어서 빨리 소분할 유통규격의 체계가 정립될 필요가 있다. 속된 말로, 비싼 돈 주고 쓸데없는 부위까지 사 들여야만 하는 짓을 더 이상 고기음식점 경영자들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얘기다.
규격화 된 소분할육을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장점은 상당히 많다. 무엇보다 대분할육의 경우에는 정육과정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소분할육을 공급받게 되면 별도의 정육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가 있다.
또한 언제든지 필요한 부위만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원료육 구매와 정육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때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게 되면 절감된 시간과 비용만큼 고기음식점의 경쟁력을 좀 더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다시 세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주물럭용으로 사용되는 부위는 차돌양지와 설깃살 등으로, 연하고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부위만을 쓰기 위해 국거리와 찜, 장조림용 부위를 포함한 설도, 양지를 구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최근, (주)참소반에서 출시한 ‘한우 주물럭’은 그런 문제점들을 말끔히 해결한 제품으로 중·대형 고기음식점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
적용할 메뉴별로 소분할육의 부위와 용도를 구별해 별도 포장, 출시되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에서도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게끔 했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 주물럭’을 통해 ‘한우는 비싼 음식’이라는 고객들의 잘못된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고 수입산 쇠고기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메뉴를 낼 수가 있기 때문에 고기음식점 매출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주)참소반의 ‘한우 주물럭’은 1등급 이상의 한우 1kg을 2만원대 초반에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력이 떨어지는 상권에서는 150g을 1만원에 판매해도 충분한 수익성을 얻을 수가 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 오픈한 한우전문점 ‘우정상한우’에서도 한우 주물럭 300g을 2만4000원에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여성고객들의 재방문 비율이 높다고 한다.
또한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로구이전문점 ‘화로연’에서는 신메뉴로 한우 주물럭 150g을 1만4000원에 제공할 예정에 있으며 야키니쿠에 익숙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소분할육을 활용한 ‘한우 주물럭’은 원료육 구매, 정육처리에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절감, 효율적인 매장운영, 그리고 높은 매출기대효과 등에 이르기까지 고기음식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아이템으로써 충분히 활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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