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손희동 기자
2008.07.21 08:25:19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태풍 `갈매기`가 서해상에서 소멸하며 태풍으로서의 운명을 마감했다. 그러나 주말동안 중부지방에 최고 300mm의 집중호우를 뿌리며 적잖은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국내증시를 뒤흔들었던 미국발 악재들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한때 배럴당 150달러선까지 치솟는 듯 보였던 국제유가는 지난 한 주에만 11%나 급락하며 128달러선까지 내려왔다.
글로벌 경기침체 둔화에 따른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일단 유가의 하향안정세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미국의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재발됐던 금융위기도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발표로 인해 그 충격이 상쇄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지만 웰스파고와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등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성적표를 공개하면서 미국의 금융시장이 고비는 넘긴 것 아니냐는 안도감이 조금씩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시장에 암운을 드리웠던 악재들이 서서히 잠잠해지면서 뉴욕증시는 6주만에 바닥권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
경기둔화 국면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유가하락과 신용경색 우려가 완화로 인해, 이번주 국내증시 역시 한숨 돌린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빠른 반등세보다는 베어마켓 랠리의 연장선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주택경기가 올해 내내 바닥권에서 맴돌고 있는 등 기저에 깔려있는 악재들은 모양만 달리한 채 여전히 잠복중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침`하면 `감기`에 걸리는 것이 국내 주식시장의 속성인지라 미국의 안도랠리를 확인해야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심리가 우세한 것도 급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무엇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490선에서의 지지력은 확인이 됐지만 30일째 계속된 외국인 매도와 이름값을 못해내고 있는 기관의 매수력 역시 아직은 미덥지 못하다.
태풍 `갈매기`는 소멸했지만 올 여름 2~3차례의 태풍이 더 한반도를 지나갈 것이라 한다. 우리증시 역시 당장 뜨거운 여름장세를 기대하기 보다는, 보이지는 않지만 다가올 악재들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