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횡령사건 또 고개..연말 계절적 요인 주의

by권소현 기자
2004.12.01 07:50:36

[edaily 권소현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한동안 뜸했던 횡령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로 내부통제가 허술한 한계기업이 횡령 타겟이 됐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우량기업으로 평가받았던 기업까지 횡령사건에 휘말리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 코스닥, 한달만에 또 횡령사건 발생 코디콤(041800)은 30일 김병훈 현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기존 거래처인 한미은행, 이달 5일 제일은행에서 각각 어음 10매씩을 개인적으로 교부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어음은 아직 교환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며 어음 발행매수와 횡령규모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어음에 대해 위변조 처리할 계획이며 횡령 사실여부에 따라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엑세스텔레콤은 30일 개장전 코스닥증권시장으로부터 피횡령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았다. 엑세스텔레콤(036630)은 오후 늦게 공시답변을 통해 "전 최대주주의 관계자로 추정되는 고모씨가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음을 확인했다"며 "당시의 임직원은 퇴사했고 관련 서류도 미비해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KTT텔레콤을 마지막으로 횡령사건이 뜸했으나 한달만에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다시 횡령사건 소용돌이로 몸살을 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한계기업에서 범위 확대 그동안 횡령사고가 터진 기업들이 대부분 한계기업이었던데에 비해 이번 코디콤과 같은 경우는 의외라는게 시장 반응이다. 코디콤 김병훈 대표이사는 지난 9월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안종균씨로부터 지분 15.96%를 115억원에 장외에서 매입,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지난달 25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용훈씨와 함께 이사로 선임된 뒤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다. 이후 기존 안종균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였던 박찬호 대표와 공동으로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대표이사로 올라선 지 한달만에 횡령사실이 드러난 것. 사실 지난달초 코디콤에 대해 대주주 횡령설이 돌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결국은 횡령설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코디콤은 DVR(디지털 영상저장장치) 업체로 업계에서는 꽤 주목받아왔다. 3분기 실적은 전분기나 전년동기대비 악화됐지만 영업이익 11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던 업체다. 올해 8월까지만해도 증권사들로부터 수출비중 확대와 안정적인 성장성 등을 이유로 매수추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주인을 잘못 만나 횡령설에 휘말리면서 기업 이미지에 오점을 남겼다. 엑세스텔레콤은 인텔링스가 인수해 합병하기 이전에 발생한 횡령사건으로 뒤늦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사주 고모씨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불거졌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2001년 8월 엑세스텔레콤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해 회사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12월 인수자금 상환 목적으로 엑세스텔레콤 자금 34억여원을 횡령한 것을 비롯해 작년 3월까지 19차례 걸쳐 회삿돈 8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고씨는 이와 함께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2001년 12월과 2002년 12월 2차례 걸쳐 회사의 매출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 대표는 "고모씨는 실질적인 대주주였지만 최대주주도, 대표이사도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초 엑세스텔레콤의 지분을 인수할때도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본잠식상태에 빠지면서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엑세스텔레콤은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아 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이후 인텔링스와 합병,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사주에 의한 횡령사건으로 이날 7% 넘게 하락하는 등 고전했다. ◇ 연말 결산 앞둔 계절적 요인 한동안 뜸했던 코스닥 횡령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은 개별적인 기업 문제도 있지만 연말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로 다가갈수록 한해 정산에 들어가면서 횡령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특히 사업보고서를 작성하고 감사를 받기 시작하는 연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들어 회사자금 피횡령설로 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은 총 28개로 이중 40%에 해당되는 11건이 올해 1월(4개)과 2월(7개)에 집중돼 있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연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자본잠식이나 감사의견 등 즉시퇴출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횡령 사건이나 자금악화 등 돌발 변수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어느정도 이상 되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확실한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