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25.06.23 05:40:02
[K뷰티 성장의 그늘]③폐업 수 5년 새 약 10배↑
“K뷰티 뜬대” 우르르 진입했다 줄폐업…중견기업도 ‘고사’
제조는 ODM에 맡겨…경쟁력 부재에 사업 접어
중견기업 새 먹거리로도 인기…쿠쿠 등 팔걷어
자본력 있어도 성공은 글쎄…코웨이도 내리막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세계적인 K뷰티 열풍에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 사이에선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세에 편승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보다 브랜딩과 마케팅에만 의존하다 보니 경쟁력이 부재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과 수출 실적이 나란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생산액은 17조 5426억원, 수출액은 102억달러(약 13조 8000억원)로 전년대비 각각 20.9%, 20.3%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프랑스(232억 5823억달러), 미국(111억 9858만달러)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이 68억달러(약 9조 2000억원)로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66.4%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K뷰티는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등 대기업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이 선봉에 섰다. 코스맥스(192820), 한국콜마(161890)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을 통해 제품 개발·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중소 브랜드 창업이 늘어난 결과다.
제조시설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위탁생산이 가능한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지난해 2만 7932개로 2019년(1만 5707개)보다 약 2배 늘었다. 전년(3만 1524개)보다는 감소했으나 이는 지난해 ‘화장품법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세무서에 폐업 신고한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6292개를 식약처가 직권 취소한 숫자가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그만큼 폐업 업체 수도 빠르게 늘었다는 점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책임판매업체 폐업 건수는 8831건을 기록했다. 2020년 882건, 2021년 1143건, 2022년 2739건, 2023년 3258건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는 화장품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무분별하게 진입했다가 발을 빼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화장품이 생산단가가 낮아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생산마저도 ODM 업체에 맡겨 비교적 손쉽게 제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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