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대로 오른다는데'…게임주 반등은 대체 언제?

by김인경 기자
2023.08.14 07:05:00

크래프톤·엔씨소프트 모두 한 달 사이 6% 하락
2분기 실적 부진에 3분기 전망도 불투명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속 中 판호 발급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차전지 쏠림 현상 이후 소외주가 차례대로 반등하고 있지만 게임주는 여전히 하락세다. 이미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무더기로 쏟아낸 게임주에는 하반기에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이어진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최근 한 달(7월 12일~8월11일) 동안 0.91%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2.80%)나 코스닥(6.03%)의 등락률에 못 미치는 성과다. KRX 게임 K-뉴딜지수는 크래프톤(259960)과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251270) 펄어비스(263750) 등 10개 게임주를 모아놓은 지수다. 개별지수로 봐도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한 달 사이 각각 6.91%, 6.23%씩 하락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04% 줄어든 440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1.31% 줄어든 3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를 14% 밑도는 실적이다.

다른 게임업체도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33% 줄었다. 게임업종 대장주인 크래프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99% 감소한 1315억원이었고, 넷마블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신작을 내놓은 위메이드(112040)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위메이드는 지난 4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방식의 신작 ‘나이트크로우’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위메이드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6.18% 증가한 1593억월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403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신작의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에 따른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이트크로우의 일 매출액이 13억원 정도 인식되며 매출은 크게 상승하였으나, 상여금 및 임금 인상분 반영에 따른 인건비, 나이트크로우 관련 일회성 무형자산상각비도 반영되면 영업이익은 부진했다”면서 “올해 전체 영업손실 규모 전망치도 677억원에서 1534억원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03657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77.96% 줄어든 318억원 수준이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6.58% 증가한 506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신작 ‘쓰론앤리버티’(TL) 출시를 국내에선 오는 12월에 할 예정이지만 글로벌 시장 론칭은 내년 상반기로 미룬 만큼, 올해는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259960) 역시 신작이 연달아 실패하며 기대감도 사그라졌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스테이트’와 ‘칼리스토프로토콜’까지 연속 실패하며 이후 출시될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것”이라며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라고 우려했다.

증권가의 평가도 싸늘하다. 이달 들어 키움증권(25만→23만원), 신한투자증권(21만→18만원), 삼성증권(20만→19만원) 등 세 증권사가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를 낮췄고 현재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24만2850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곳의 증권사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하향했고, 3곳의 증권사가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허가한 만큼, 한국 게임에 대해서도 빗장을 열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은 청소년들의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서비스 허가) 발급을 중단하다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발급을 재개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국내 게임사의 수출 중 34.1%를 차지하는 곳인 만큼, 판호 발급이 게임 업계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3월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은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는 순항 중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며 “기존 중국 판호를 받은 게임들도 지속적으로 진전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