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미동맹 70년, 한미문화동맹 70년
by김미경 기자
2023.05.10 06:10:00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이 문화 분야에 주는 메시지는 상징적이다. 그간 정상외교가 안보, 경제 중심으로 논의되던 것과는 달리 ‘K컬처’와 ‘K콘텐츠’가 한미 정상외교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것이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첫날, 글로벌 문화 콘텐츠 기업인 넷플릭스 서랜도스 대표를 만나 ‘자유를 수호하고 확장하는 필수요건이 문화’라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에 발맞춰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2023년에 양국 우정의 지평을 ‘문화동맹’으로 전면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의미 있는 결실도 이뤄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국빈 방문 때 미국 스미소니언 재단과 문화예술 교류·협력의 폭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846년 설립된 스미소니언 재단은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21개소가 속한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기관이다. 1억 5000만여점의 소장품을 갖고 있고 모든 전시장 관람객 규모는 연평균 3000만명에 달한다. 할리우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인 뉴욕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과, 한국 문화예술사를 둘러볼 수 있는 단독 전시 공간 ‘한국실’이 있는 워싱턴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도 이 재단 소속이다.
이 양해각서는 한미 대표 국립 박물·미술관을 관장하는 기관 간 협약으로, ‘한미문화동맹 원년’을 상징하는 성과이고 한국의 전시·연구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계기다. 특히, 양국 MZ세대 연구인력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공동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한미문화동맹 70년을 이끌 미래세대 교류를 대폭 확산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최근 K팝, K드라마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인 54만여명이 한국을 찾으며 방한 외국인 관광객 1위 국가를 기록했다. 문체부도 이번 순방 중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에서 워싱턴과 뉴욕의 MZ세대, 업계와 함께 ‘K관광 전략회의’를 열어 미국 관광객 유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미국 관광객 100만명 유치, 특히 미국 청년 세대에게 한국 여행을 미국인의 ‘버킷리스트’로 각인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MZ세대 팬덤을 겨냥한 K컬처 특화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고, 오는 7월 뉴욕(록펠러센터), 8월 LA(컨벤션센터)에서 K관광 로드쇼를 열어 한국관광의 매력을 적극 홍보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 중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K콘텐츠의 규제철폐”를 강조했다. 이에 문체부는 뮤직비디오 등급분류 간소화를 검토하고, 외국 제작콘텐츠의 국내 로케이션 촬영 유치 확대를 추진해 영화 ‘블랙팬서’ 같은 한미협력의 문화콘텐츠 제작도 독려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와 제작사가 세계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에 맞는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문체부는 ‘한미 문화동맹 TF’를 구성해 두 나라 MZ세대의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한다. 역동적인 K컬처의 힘, 그리고 K스포츠, K관광과의 연계를 통해 다채로운 교류로 한미 양국 국민의 이해와 호감이 더 깊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미 문화동맹’은 앞으로 K컬처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며, 한미동맹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킬 것이다. 나아가 한미 양국이 문화를 통한 세계시민의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