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역기저효과' 너무 커…성장세 꺾인 백화점 '고민'
by정병묵 기자
2023.04.13 06:30:00
작년 ''어닝 서프라이즈'' 백화점 매출 신장세 둔화
명품·리빙 카테고리 확연히 꺾여…''보복소비'' 심리 완화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뷰티·팝업 등으로 최대한 방어"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백화점 업계의 성장세가 올해 들어 주춤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와 함께 리오프닝 이후 해외여행까지 본격 활성화하면서 매출 규모가 큰 명품·리빙 매출 신장세가 꺾이고 있는 것이다. 작년의 ‘기고효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만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고심인 모습이다.
| 현대백화점 목동점 ‘더로비’ 매장 전경(사진=현대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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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영업 실적을 공시하는 신세계(004170)에 따르면 지난 1~3월 총매출액이 1조2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2022년 같은 기간 총매출액은 1조1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 매출 신장을 이어가긴 했으나 증가율은 10%포인트가량 한풀 꺾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백화점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작년에 워낙 실적이 좋았던 터라 올 1분기는 작년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백화점 호실적을 견인했던 명품 매출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률을 10%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한 해 3사의 명품 신장률이 최대 40%에 달했던 점을 볼 때 오름폭이 완연히 꺾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성행했던 ‘보복 소비’ 심리가 줄어든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3월 말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월 백화점 ‘해외 유명 브랜드(명품)’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지만 예년보다 증가율이 크게 꺾인 모습이었다. 2022년 2월에는 무려 32.5% 증가했다.
또한 가구 등이 포함된 리빙 부문 매출도 올해 들어 신장세가 꺾이거나 아예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택거래량 감소에 따라 가구 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백화점의 실적 전망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1일 신세계의 올해 백화점 사업 성장률 추정을 기존 5.0%에서 4.3%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33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업계는 엔데믹 이후 실적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춤했던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거나 MZ세대 고객을 모으기 위한 팝업스토어 유치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다소 제한된 해외여행이 더 본격적으로 재개됐고 코로나19 보복 소비로 인한 기저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면 매출 신장세가 둔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에 따라 뷰티 상품 마케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각종 팝업스토어 유치로 최대한 실적둔화를 방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