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정수 기자
2021.11.18 06:27:34
올해 상반기 M&A 19.9조…코로나 이후 증가
SK하이닉스의 인텔 NAND 사업부 인수 기대 가장 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 우려 큰 M&A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수 있는 인수합병(M&A)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며 굵직한 M&A가 눈에 띈다. 또 대기업 그룹 차원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기업분할과 합병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M&A 욕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사업 구조와 체질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32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서 코로나19 이후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과 기업분할(매각)이 많이 늘어났다고 보는지에 대한 5점 척도(매우 그렇다 5점~전혀 그렇지 않다 1점) 질문에서 평균 3.90점을 기록했다.
담당업무별로 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는 평균보다 높은 4.12점으로 코로나19 이후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과 기업분할이 늘어났다고 보는 응답자가 많았다.
비CA는 3.79점으로 상대적으로 평균보다는 낮았다. 여기서 채권매니저(MG)의 경우 3.77점을 기록했고, 연기금 담당자들과 금융투자업계 리스크관리 담당자, 심사부 담당자 등이 속한 기타 응답자들은 MG보다는 높은 3.83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M&A 시장을 보면 2011년 30조3000억원에서 2012~2013년 각각 19조7000억원, 18조6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수주산업의 구조조정이 한창이었던 2015년 규모 상으로 최대인 약 56조3000억원 규모의 M&A가 진행됐다.
이후 2016년(26조3000억원)에 주춤했던 M&A 시장은 경기 개선과 기업 현금흐름 확대,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면서 2017년 재차 53조8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8~2019년 각각 43조6000억원, 30조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 다시 36조100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로 보면 국내 M&A 거래액은 19조9000억원으로 올해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SRE 자문위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한 니즈가 많아졌다”며 “즉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와 지속할 수 없는 비즈니스를 구분해 합병과 분할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과 기업분할이 늘어났다고 보는 이유에 대한 SRE 설문(2개 선택)에서도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빅딜 증가’가 총 134표(87.0%)를 받아 가장 높았다. 담당업무별로 봐도 CA들도 48표(92.3%)를 줬고, 비CA도 86표(8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을 위한 신사업 진출’이 73표를 받아(47.4%) 뒤를 이었다. 이외 ‘언택트 산업 확산에 따른 스타트업 증가’ 60표(39.0%), ‘증권시장 활황에 따른 기업가치 향상 목적’ 36표(23.4%) 순이었다.
SRE 자문위원은 “2017년 이전 M&A는 수직적, 수평적 방식에 집중했다면, 2017년 이후 M&A는 다각적 M&A로 형태가 전환되는 모습이다”며 “ 기업들의 투자 방식도 자본적지출(Capex)에서 지분투자로 전환됐던 시점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는 역사상 최고 수준까지 반등했다”며 “주가 상승의 기회를 틈타 회사 지분을 내놓으려는 기업들이 여러 형태로 M&A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유망한 기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32회 SRE에서 가장 기대되는 M&A로는 2020년 11월에 이뤄진 SK하이닉스(000660)의 인텔 낸드(NAND) 사업부 인수가 꼽혔다. 전체 154명 가운데 65명이 투표해 42.2%에 달했다. 담당업무별로 비CA가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채권매니저가 26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CA는 52명 가운데 절반이 조금 안 되는 22명이 SK하이닉스의 인텔 NAND 사업부 인수에 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