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재욱 기자
2019.12.12 01:40:00
우정사업본부, 15개월여간 펀드누적판매량 50억원 불과
공무원 조직 한계와 성과보상 미비해 판매 동인 약해
`금융소외지역 해소` 포부 빗나가 아쉬운 도서산간 주민
"판매량보다 완전판매 중요…주식형펀드 도입 계획없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우체국이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 15개월여가 흘렀으나 금융당국과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펀드 판매량 때문이다. 애초 △공모펀드 활성 △판매시장 메기 효과 △금융상품 저변확대 등을 우체국에 기대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체국 판매 상품이 ‘저위험 성향’으로 한정된 데다, 판매에도 소극적인 조직 특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반 금융사의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도서지역 거주자의 아쉬움이 크다.
1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이날 현재 우정사업본부의 펀드 판매 설정액은 50억원이다. 판매 유형은 채권형 펀드가 20억원, 혼합채권형(주식 비중 30% 미만)과 단기금융(MMF)이 각각 15억원이다.
판매량은 절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우체국은 전국에 223개 총괄우체국을 두고 있어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판매망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간으로 판매량을 산술 평균해보면, 지난해 9월 판매 시작 이후 1개월당 판매량은 3억3000만원이다. 판매망별로 따진 판매량은 우체국 1곳당 2200만원 어치다.
상대적으로 따져도 뒤처진다. 최근 1년 판매량을 타사에 견줘보면 차이가 크다. 우체국이 이 기간에 22억원치 펀드를 파는 동안 점포수(상반기 기준)가 비슷한 SC제일은행(218개)은 3679억원치 펀드를 팔았다. 우체국보다 점포 수가 6배 부족한 국내 최소 은행 제주은행(35개)도 그동안 123억원치 펀드를 판매했다.
이처럼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상품군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우체국 펀드 판매를 인가할 당시 허가한 상품은 △MMF △국공채펀드 △일부 채권형 펀드(주식편입비율 30% 이하) 등 저위험 상품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우체국은 16개 운용사의 91개(클래스 별도) 펀드를 취급하고 있다. 상품 전체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32%다. 가장 위험 등급이 높은 상품은 보통위험(6단계 중 4번째로 위험) 등급 상품으로 전체의 4%(4개) 남짓이다. 나머지는 ‘매우 낮은 위험’과 ‘낮은 위험’ 등 저위험 상품이다. 아울러 우체국이 가져가는 판매 수수료는 여타 판매사와 비슷해서 고객을 끌어들일 유인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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