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16.06.24 06:00:00
동남권 신공항 논란의 여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세종시가 천도(遷都)와 국회 분원(分院) 설치 문제로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진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수도를 옮기자는 천도론은 남경필 경기지사가 최근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하고 나선 데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한 야권이 적극 거들고 나서면서 내년 대선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해찬 의원(무소속)도 제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국회 분원 방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남 지사와 안 지사는 천도론 명분으로 정치·경제권력의 기득권 타파 및 지역균형발전 등을 내세우고 있다. 국회 분원론은 천도론의 중간 단계 성격이 짙다. 당장 수도를 옮기기 어려울 것 같으니까 물꼬라도 터놓고 보자는 일종의 내지르기 수법인 셈이다. 행정수도에 대해서는 2004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이미 제동이 걸린 사안이다.
당시에도 엄청난 논란이 일었고,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게 뻔한데도 이런 주장들이 쏟아지는 것은 현재 우리 정치 지형도에서 차지하는 충청권의 비중이 절대적인 탓이다. 1997년 이후 대선에서 충청권에서 패하고도 당선된 전례가 없다는 게 그 증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고 털어놓은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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