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2000선 회복 모멘텀이 안 보인다

by이재호 기자
2016.05.08 08:10:47

强달러 전환, 외국인 매수세 제한
엔화 불확실성 확대, 증시에 부담
개별 업종·종목 모멘텀 판단해야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이번주 국내 증시는 조정 장세를 보이면서 2000선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 회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엔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악재다. 1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해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개별 업종이나 종목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이에 대응하는 투자전략 수립을 권하고 있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17.44포인트(0.87%) 떨어진 1976.71로 마감했다.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나흘 간의 연휴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확산되면서 1970선까지 후퇴했다. 지난주에 낙폭이 컸지만 이번주도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대형 통화정책 이슈가 사라진데다 FOMC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매파 발언이 잇따르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에 이어 FOMC 종신 투표권을 가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까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 유입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은 FOMC가 끝난 뒤 1.40% 상승하며 1155원을 넘어섰다.

다만 달러화 강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연은 총재들의 매파 발언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 압력은 점진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은 총재들의 매파 발언에도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이달 들어 더욱 낮아지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엔화 강세(엔고)와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올들어 꾸준히 하락해 온 엔·달러 환율은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하락폭이 커지면서 107엔대까지 내려 앉았다. 엔고는 일본 증시에 비해 저평가됐던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급격한 엔화 가치 절상은 엔캐리드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것) 청산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의 구두 개입이 이어지고 있어 엔화 강세가 완화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세 둔화와 기관투자가의 차익실현 매물 출하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이에 걸맞은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 진입한 만큼 개별 모멘텀을 중심으로 종목별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전기차, 대규모 아파트 분양에 따른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건자재, 성장세가 완연한 화장품·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에 편승해 온 대형주와 엔화 강세 수혜를 누렸던 수출 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경기둔감 업종 가운데 FOMC 이후 상승세를 보인 유통, 의류, 필수소비재 등의 비중 확대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