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0대상품]초고속인터넷타고 삼성·LG 세계 속으로

by이진철 기자
2015.08.10 03:00:00

국민 83% 인터넷 사용·IT산업 12년간 10배 성장
IT 결합한 제조업도 발전·바이오 태양광 새먹거리로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1990년대는 전세계가 본격적인 글로벌 무한경쟁에 돌입한 시기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설립되고 이듬해인 1996년에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자본·금융시장을 개방했다.

1997년에는 IMF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며 경제난을 겪기도 했지만 전 국민들이 합심해 2001년 IMF 관리체제를 벗어났다. 2000년데 들어서는 매년 100억 달러 이상의 경상흑자와 평균 4%대의 경제발전을 이루고 국민소득도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1990년대의 특징은 정보통신(IT) 산업에서 승기를 잡은 기업이 큰 성장을 이뤘다는 점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오지 못한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서 IT산업은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실제로 IT산업의 생산 규모는 1991년 18조4000억원에서 2002년에는 187조원으로 12년간 10배 이상 증가했고, 산업전체에서 IT산업이 차지하는 생산비중도 1991년 4.0%에서 2002년에는 14.6%로 급증했다. 정보통신기기 분야에서는 반도체 등 부품의 생산규모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1996년 이후에는 이동전화단말기 등 무선통신기기의 생산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

반도체·무선통신기기·컴퓨터는 자동차·섬유·조선 등과 함께 수출 주력품목으로 확고히 정착했다. IT산업의 발전이 불러온 21세기 신산업혁명은 오늘날 삼성·LG·SK 등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는 밑거름이 됐다.



우리나라 IT산업이 1990년대 중반 이후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분야의 기여가 컸다. 인구의 대부분이 아파트 등 대단위 주거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인구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초고속 인터넷은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급성장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것으로 지금은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 중 4100만명(83%) 정도가 매일 인터넷을 경험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 중 스마트폰 가입자는 4056만명으로 전체의 70.9%를 차지했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1916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IT 붐은 2000년 닷컴 버블의 부작용도 불러왔다. IT기업의 주가는 폭등했고, 벤처신화의 주인공들도 탄생했지만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옥석이 가려진 인터넷 기반의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은 전성기를 누리며 지금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IT산업은 기존 제조업과 결합을 통해 더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BT(생명기술), NT(나노기술) 등 신첨단산업은 물론 금융과 연계한 핀테크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우리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휴대전화를 넘어 2010년 들어서는 바이오·헬스·태양광 등이 신성장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업들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기반 약화와 스마트 산업혁명을 계기로 제조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제조혁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