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X파일]②외산 가전업체 킬러콘텐츠는

by장종원 기자
2015.06.26 05:30:01

엄마의 로망 ''일렉트로룩스 청소기''
아빠의 드림 ''소니카메라''
코드리스·미러리스 제품 인기.. 업계 판매 1위 ''승승장구''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소니코리아는 2013년 이후로 국내 시장에 TV 신제품 출시를 중단했다. 글로벌 1, 2위인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와 국내 TV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 보다는 카메라 등 영상장비 사업에 전력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소니코리아는 국내 미러리스,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을 열며 5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만 보면 지난해 점유율 57%에서 올해 목표를 65%로 10%포인트 가량 늘려잡을 정도록 압도적이다. 캠코더와 헤드폰 시장에서도 1위를 달리면서 국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이익도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소니코리아는 2014년 매출 약 1조 316억원, 영업이익 약 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69% 늘었다.

국내에 진출한 전자·가전업체들은 소니와 같이 저마다의 킬러콘텐츠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주로 삼성전자·LG전자가 집중하지 않는 틈새 시장이 주공략 대상이지만 국내 브랜드도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기도 한다.



유럽계인 일렉트로룩스코리아와 다이슨은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열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다이슨은 ‘엄마들의 로망’으로 불리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의 선전으로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자 국내 가전업체들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무선청소기 시장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선주전자 등 소형 가전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독일 브랜드 지멘스는 인덕션 전기레인지와 식기세척기로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멘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세탁기·냉장고 등 백색가전을 출시하지만 국내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덕션 전기레인지와 식기세척기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빌트인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코리아 등도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전자·가전 회사들이 국내에서 성장하면서 미러리스나 무선청소기 같은 새로운 시장을 열기도 한다”면서 “이들이 국내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