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연극·영화와 춤추다
by이윤정 기자
2014.06.02 07:32:50
''파다프 2014'' 개막작 ''시선''
동명영화 현대무용으로 구현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개막공연
전통무용에 연극기법 도입
| 10일과 11일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파다프 2014’의 개막작 ‘시선’에서는 영상과 현대무용이 하나되는 독특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사진=파다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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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영상과 연극의 결합을 시도한 두 편의 무용작품이 이달 관객을 찾아온다.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융·복합예술페스티벌 ‘파다프 2014’의 개막작 ‘시선’과 1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의 개막공연이다. ‘시선’은 이장호 감독의 동명영화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으로 영상과 무용의 결합을 시도했다.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은 ‘우리 춤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성준(1874~1941)을 기리기 위해 올해 처음 창설된 축제. 개막공연에선 무용수들이 한성준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연극적 방식을 도입했다. 1980년대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이장호 감독이 ‘시선’의 예술감독으로, 국내 대표 연출가로 손꼽히는 손진책 감독이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개막공연의 연출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최근 무용계에는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여러 장르와 교류하는 흐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발레나 현대무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업이 적었던 한국무용에서도 새로운 형식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장호 감독, 현대무용을 만나다
영화 ‘별들의 고향’으로 영화계에 등장한 이후 독특한 문제작들을 만들어왔던 이장호(69) 감독.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 ‘바보선언’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타감독으로 우뚝 섰던 그가 이번엔 무용극 ‘시선’을 통해 처음으로 현대무용을 만났다. ‘시선’은 지난 4월 이 감독이 ‘천재선언’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 세속적이고 탐욕적인 선교사 조요한의 안내로 가상의 국가 이스마르로 선교를 떠난 8명의 한국인들이 반군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은 한선숙 상명대 교수와 함께 공동 예술감독을 맡아 작품의 영상부분에 대한 멘토링을 진행했다.
작품의 런닝타임은 30분. 이 중 영상은 절반가량 무대에 등장하며 무용수들과 함께 작품을 이끌어가는 장치로 활용된다. 이 감독은 적절한 곳에 영상을 투입함으로써 영화가 어떻게 춤으로 표현되는지를 보여줄 예정. 영화의 스틸컷을 담은 영상과 무용수들의 몸짓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파다프 관계자는 “영상과 춤이 하나된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진책 연출이 꾸린 전통춤 무대
국립극단의 예술감독이자 극단 미추의 대표를 맡았던 손진책(67) 연출은 전통무용과 연극의 결합을 꾀했다. 손 연출은 1974년 ‘서울 말뚝이’로 데뷔한 이후 ‘오장군의 발톱’ ‘벽속의 요정’ 등 수많은 작품을 연출한 바 있는 연극계 베테랑 연출이다. 이번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개막공연에선 김매자, 이애주, 조흥동, 국수호 등 기라성같은 전통 춤꾼들과 함께 새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기존 축하공연 형식을 벗어나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한성준과 교감하는 방식으로 꾸렸다.
무용수들은 춤만 추고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춤 조상으로서의 한성준에 대한 생각 등을 무대 위에서 털어놓는다. 한성준과 인연이 있는 국악인들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객석에서 들어볼 예정. 성기숙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 회장은 “손 연출이 직접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느낌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며 “춤에서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 전통춤꾼 국수호(사진)와 김매자, 이애주 등은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개막공연 무대에 올라 춤의 조상 한성준과의 추억을 이야기한다(사진=국수호디딤무용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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