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재희 기자
2011.05.20 07:30:12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골드만삭스가 국내 주식시장에 폭탄을 투하했다. 어제(19일)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대규모(3000억~4000억원 추정)의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가 쏟아졌다.
매도 주체가 골드만삭스 장본인이든 골드만삭스 창구를 이용한 각각의 외국인이든 대체 `왜` 파는지가 의문이다.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동안 국내증시에서 2조8000억원가량을 팔았다.
외국인의 매도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다음달 예정된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지목하고 있다.
경기모멘텀 둔화 및 유동성 위축 가능성을 높이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왜 현 시점에서 QE2종료를 선택했는지를 고민해 보면 새로운 답이 구해진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전제됐을 것이라는 건 물론 QE2의 종료가 글로벌 유동성 장세의 폐막이 아닌 제2막을 알린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냈지만 과잉 유동성 즉 유동성 버블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을 모두 풀지 않고 상당부분을 대기성자금(초과지준)으로 묶어놓은 데다 가계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 저축률은 5.7%수준까지 높아졌다. 즉 신용창출이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고용환경이 개선되면서 가계 소비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신용창출(신용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소비증가 및 유동성 확대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미국 정부가 이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현재의 유동성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를 대비한 조치일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이긴 하지만 QE2 종료 및 상품 거래 증거금 인상(투기거래 근절 목적) 등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들이 오히려 소비 경기 회복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경기 개선 및 유동성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부각되고 있는 불확실성은 그 결과에 상관없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다만 지금은 냉정하게 결정해야 할 때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만으로 외국인과 같이 던질 것이냐 아니면 이 시점을 매수 찬스로 잡을 것이냐를···.
그리고 떠올릴 때다. 과거 고베지진 당시 반사이익을 누린 미국과 유럽증시가 오랜기간 강세를 기록했다는 점을. 즉 글로벌 유동성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의 단서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