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 밀레가 생각난다

by김정민 기자
2010.12.28 07:37:07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2010년이 저물어 간다. 2000시대를 다시 연 올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풍년`을 맞은 반면 개인들은 `풍요속 빈곤`에 허덕였다. 헛농사를 지었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마음을 비우고 이제라도 작황 좋은 종목을 찾는게 우선이다.

올해는 `글로벌 유동성`이란 따사로운 햇살 덕에 비교적 농사짓기가 수월했지만 내년은 녹녹치 않아 보인다.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였다면 내년은 `상고하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식으로 돈 벌수 있는 기회가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우선 금융주가 눈에 띈다. 전일 국내 증시는 중국의 금리인상 덕에 금융주가 훨훨 날았다. G2중 한 곳인 중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는데 한국은행이라고 계속 버티겠냐는 기대감에 은행, 보험주의 기세가 거셌다.

그러나 금융주의 호조는 중국의 금리인상 효과라는 단기적 요소만 가지고 해석하기는 한계가 있다. 내년 증시가 대형주간의 키높이 맞추기 장세로 진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발상의 투자전략도 나쁘지 않다. 눈 앞에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실적 호전주`보다는 아직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실적호전 기대주`에 관심을 두는데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이다.

대규모 투자에 현금을 쏟아부으면서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해 저평가됐던 기업들은 그만큼 신규투자에 대한 부담없이 내년에는 본격적인 `추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조선, 기계 등 중공업과 정유회사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이 대표적이다. 특히 불황기 수조원대 투자로 해외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린 GS(078930)칼텍스, S-Oil(010950) 등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업종의 활황에 따른 수요증가와 유가 상승이라는 두가지 호재가 맞물리면서 과거에 볼수 없던 `깜짝` 실적으로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높다.

만일 그래도 올해 농사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삭줍기 전략`도 고려해볼만하다. 오늘 마지막 매수 기회가 남아있는 배당주에 단타를 치고 빠지는 전략이다. 하루 투자로 많게는 8%가 넘는 배당이익을 기대해 볼수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만 건진다면 `이삭줍기`치고는 쏠쏠하다. 

각 증권사에서 추천하는 안정적인 고배당주로는 외환은행(004940), KT(030200), SK텔레콤(017670), 무림페이퍼(009200), KT&G(033780) 등이 꼽힌다.

단 29일 배당금액만큼 주가가 빠지는 `배당락`을 충분히 고려해 매수 종목을 선택해야 이삭주으려다 돌뿌리에 넘어지는 일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