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모든 것`..현대그룹 광고에 눈길 쏠리다

by김국헌 기자
2010.09.23 12:00:57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추석 연휴에 한 편의 TV광고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화려한 스타 등장이나 큰 스케일 때문이 아니라 흑백 사진 몇 장과 광고문구가 보여준 뚜렷한 메시지 때문이었다.

그동안 `긍정` 시리즈로 기업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던 현대그룹이 현대건설(000720) 매각 공고를 목전에 둔 새 TV광고를 선보였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5남 고 정몽헌 회장의 흑백 사진이 슬라이드로 지나가면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해야 하는 정당성을 광고했다.

"아버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1947년 정주영 명예회장 그룹 모태인 현대건설(당시 현대토건사) 설립. 아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2000년 정몽헌 회장 현대건설에 사재 4400억원 출연.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건설을 승계받았고, 유동성 위기에서 회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되찾겠다는 것.



오는 24일 현대건설 매각 공고를 코 앞에 두고 추석 연휴에 대중에게 현대건설 인수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현대상선(011200)을 주축으로 한 현대그룹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계속 광고를 내보낼 것"이라며 "강한 인수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광고 문구대로 현대가(家)의 모태이자 현대가의 자존심이 걸린 매물이다. 이를 두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5남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인수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에선 열위지만, 강한 인수의지로 재무구조개선 약정 족쇄까지 벗어버린 현대그룹이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를 거머쥘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