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객원 기자
2008.07.07 13:00:00
[이데일리 EFN 김준성 객원기자] 매출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보겠다는 생각에 메뉴를 많이 도입하는 음식점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메뉴가 많다고 해서 고객들이 그 메뉴를 한번씩 다 먹어보지는 않는다.
고객들은 지역상권의 특성과 다양한 외부요건에 따라 몇 가지 메뉴만을 집중적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타깃고객의 성향에 맞춰 ‘확실한’ 메인메뉴 군을 선정하고 이를 보조하는 방향으로의 메뉴구성이 바람직하다.
주 고객유형
나이 : 35세
성별 : 남
직업 : 회사원
방문횟수 : 월 평균 1~2회
월 소득 : 300만원 내외
자가 이동수단 : 보유
퇴근시간이 가까워 온다. 빨리 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초조해진다. 시청 부근에는 회사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퇴근 전부터 이미 자리를 맡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 동료와 함께 <오향족발만두>로 향한다.
<오향족발만두> 앞은 이미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번호표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순서대로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48’이라는 숫자가 적힌 번호표를 받아들고 시계를 보니 6:00. 음식점 좌석이 80여석이라고 계산했을 때 퇴근하자마자 달려온 사람들의 수는 100여명쯤 된다는 얘기다.
퇴근하자마자 달려와 번호표를 들고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라니. ‘얼마나 맛있길래?’라는 생각과 함께 묘한 기분이 든다.
30분쯤 지나 겨우 자리를 잡았다. 족발집 치고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판을 살펴본다. 떡만두국과 떡국, 만두국수, 물만두(이상 5000원), 오향장육(1만5000원), 오향족발(中 2만원, 大 2만5000원), 그리고 아구찜(3만원) 등이다.
저녁식사와 술안주를 겸할 만한 메뉴로는 오향장육과 오향족발 ‘中’자 정도인데 30분이나 기다려서 들어왔다는 생각에 그냥 5000원 더 주고 오향족발 ‘中’자를 주문한다. 그 날 삶아낸 족발은 한정수량만 판매하기 때문에 더욱 주문할 가치가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한다.
큰 냄비에 담긴 떡만두국이 서비스로 나왔다. 손으로 직접 빚었다는 물만두와 떡이 족발, 소주와 곁들이기에 괜찮다. 곧이어 오향족발이 상 위에 차려졌다. 일반족발은 고기에서 비린내가 나 먹기 껄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이 곳 족발은 계피, 팔각, 산초 등 다섯 가지 향신료를 사용하여 냄새가 덜하다.
저녁시간, 간단하게 1차로 술을 마시기에는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102 전화번호 (02)753-4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