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철회·대표회담 제안"-정동영의장

by오마이뉴스 기자
2004.04.05 12:35:06

[오마이뉴스 제공]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5일 "16대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대국민 약속을 통해 총선 승패와 관계없이 탄핵안을 철회하자"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제안한 뒤 "야당이 탄핵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전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부산 민주공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 대표에게 "탄핵 철회" 등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위한 양당 대표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야당이 원한다면 대통령과의 회담도 갖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자신의 "탄핵안 철회 요청"과 "여야 대표회담" 제안에 대한 반대급부로 "노 대통령의 사과"도 건의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박근혜 대표의 눈물이 진정 나라를 걱정하면서 국민들을 위하고, 노 대통령을 끌어내리자는 것이 아니라면 탄핵안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미리 배포한 제안서를 통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중요한 정상외교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과 경제회생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또한 세계가 국정 중단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한편 경제 불확실성으로 외국자본은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그는 "국가를 위해 중요한 것은 총선 결과보다는 총선 이후 한국정치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희망과 대안을 국민에게 내놓는 일"이라며 "국가 비상사태와 범국민적 저항을 촉발한 대통령 탄핵 문제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지에 대한 정치권 새로운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대통령을 공격하고 상처 낸다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대통령이나 야당이나 모두 상처를 안을 수밖에 없다"며 "설령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희망대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내려진다고 할 지라도 국론분열이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 의장의 `탄핵철회-대표회담` 제안은 총선을 불과 열흘 남겨둔 시점에서 소위 `어르신 정국`을 매듭짓고 탄핵 상황을 다시 한번 상기시킴으로써 이번 총선구도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임을 다시금 일깨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쪽에서 "오늘(5일)이 제2의 선대위를 출범시킨 날"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또한 정 의장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곤란한 처지에 놓인 대통령과 야당의 중재자로서 본인의 위상을 정립해 이같은 제안이 설령 수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정국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아직까지 탄핵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지 않고, 탄핵철회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론 흐름상으로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다. 한편 정 의장의 양당 대표회담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오전 11시 현재 입장을 정리중에 있다. 반면 민주당 박준영 선대본부장은 "노인 고려장으로 야기된 우리당 지지율 저하에 대한 응급 대책 같다"면서 "다시 한나라당과의 상생의 정치를 얘기하는데, 작년 초 `한나라당과 상생` 얘기하며 햇볕정책 특검을 수용한 것과 똑같이 정략적인 발상"이라고 정 의장의 기자회견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