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랍·중동문제 고문 사돈 지명…이번에도 가족정치
by김윤지 기자
2024.12.02 07:17:19
주프랑스 대사 이어 사돈 요직 발탁
억만장자 불로스, 아랍계 유권자 지지 주도
CNN “트럼프 2기도 족벌주의 지속 시사”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아랍·중동 문제 담당 고문에 자신의 사돈을 1일(현지시간) 지명했다. 전날 장녀 이방카의 시아버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로 지명한 데 이어 이번엔 차녀 티파니의 시아버지인 마사드 불로스를 주요 직책에 앉힌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마사드 불로스.(사진=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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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레바논계 미국인인 억만장자 불로스를 아랍 및 중동 문제에 대한 선임 고문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로스에 대해 “뛰어난 변호사이자 재계에서 존경 받는 지도자로 국제무대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면서 “이번 대선 선거운동에서 아랍계 미국인 공동체와 새로운 연합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불로스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람(deal maker)이며 중동 평화를 확고하게 지지하는 인물”이라면서 “그는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요직에 가족을 선택한 두 번째 사례다.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두 번째 임기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가족 구성원에게 의지한다는 전례를 지속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둘째 사위인 마이클 불로스, 차녀 티파니 트럼프,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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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주요 직책에 발탁, ‘족벌주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방카는 당시 대통령 보좌관 등 백악관 핵심 인물이었으며, 유대인 출신인 쿠슈너는 대통령 선임고문으로 2020년 ‘아브라함 협정’ 중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당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아랍 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등 일부 아랍 국가들이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방카는 트럼프 당선인이 2021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마이애미로 거주지를 옮기고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으나, 쿠슈너는 백악관 밖에서 중동 문제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계속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선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둘째 아들 에릭이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돼 시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배런은 젊은 남성 유권자들을 주요 청취자로 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버지의 선거를 도왔다.
CNN은 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 가족들의 정치 참여가 개개인의 사익과 연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쿠슈너는 백악관을 떠난 후 2021년 중동 국부 펀드들의 투자를 받아 ‘어피니티 파트너스’라는 투자 펀드를 설립했다.
이에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외국 고객들로부터 받는 투자 수수료에 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장은 지난 9월 이 회사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외국 정부들이 해당 펀드에 투자하고 부동산 거래를 하는 이유가 “트럼프 가족에 대한 영향력”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즉, 외국 정부들이 상업적 고려가 아닌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해당 펀드에 투자했으며 그로인해 쿠슈너가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쿠슈너는 이런 이해상충 혐의를 부인하면서 회사가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로스는 2022년에 아들 마이클이 트럼프 당선인의 차녀 티파니와 결혼하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사돈 관계를 맺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특히 미시간주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자동차 회사 스코아 모터스와 불로스 엔터프라이즈의 최고경영자(CEO)로, 2009년 레바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