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硏 “트럼프, 北직접외교 대가로 韓핵무장 허용할수도”
by김상윤 기자
2024.07.10 04:54:09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 '美대선서 北중요성'
“트럼프 집권시 북핵만 용인 ‘배드 딜’ 우려”
바이든 재선시 기존 노선 큰 변경 없을듯
북러 밀착에 한미일 삼각협력은 계속 강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과의 직접 외교 담판을 짓는 대가로 한국에 자체 핵무장을 허용할 수 있다는 미 싱크탱크의 전망이 나왔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루 여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북한의 중요성’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북미 관계의 기회와 위험의 폭은 매우 넓다”며 “트럼프와 김정은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에도 개인적 유대를 이어왔고, 트럼프 스스로도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지어 비확산 원칙을 포기하고 이번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 선임위원은 “북핵 문제를 풀어낸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업적을 차지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욕망이 이 같은 접촉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실질적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고 북한의 핵체제만 용인하는 ‘배드 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과 직접 외교와 협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 등 기존 동맹을 희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여 선임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주한미군 감축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제안했으며, 이는 김정은에게는 매력적이지만 이는 북한에 대한 태세를 훼손하고 억제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에 반대할 수 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위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여 선임위원은 “트럼프가 한국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국의 전술핵 무기 재배치를 승인할 수 있다”며 “한국과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전제 조건없는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기존 노선에서 큰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브루킹스는 북러 군사적 밀착에 따라 한미일 삼각협력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와 같이 핵을 고수하고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좁은 게 사실”이라며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핵 문제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이는 한미일 삼각 협력을 포함한 동맹과 강고한 연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