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임무, 회계투명성 강화…신외감법 후퇴 막겠다”

by최훈길 기자
2024.05.21 05:20:00

회계사회장 선거 출마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 인터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설계자로서 제도 지켜낼 것
美 SEC처럼 회계감독 전담조직 만들어 회계 강화
강한 네트워크 강점, 젊은 회계사 자긍심 키울 것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신외감법(외부감사법 개정안) 담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제가 국회의원 시절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뿌린 ‘씨앗’입니다. 회장으로 선출되면 신외감법(외부감사법 개정안)의 후퇴를 막고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지켜낼 것입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 출마한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제게 주어진 1순위 미션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회계투명성 지표가 꼴찌 수준을 기록했을 정도로 낮았는데, 회계 투명성의 보루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건드려선 안 된다”며 이같이 힘줘 말했다.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1950년생 전남 영암군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영학 학사 △조지아대 경영학 석사·박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증권관리위원회 위원 △한국증권연구원 원장 △제18대 한국증권학회 회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 △금융감독선진화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제3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사진=이영훈 기자)
한공회는 20일부터 24일까지 제47대 회장 후보자 등록을 받고, 내달 19일 정기총회에서 전자투표 방식으로 신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한공회는 2만6217명(2월29일 기준)의 회계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고, 연간 예산이 500억원에 달하는 직능단체다. 최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당시 기업회계 입법을 이끌면서 ‘주기적 감사인 지정’ 제도를 주도적으로 설계·추진했다.

최 전 의원은 한공회 회장직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지금은 회계 투명성이 훼손되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논의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개편·면제 검토안에 대해 “밸류업이 아닌 밸류다운 정책”이라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2018년 시행되고 한 사이클(9년)도 안 지났는데 회계 투명성을 훼손하고 국가경쟁력을 추락시키려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최 전 의원은 “금융위 회계 전담팀이 올해 폐지된 점, 금감원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에도 처벌 위주식 회계감리를 하는 건 문제”라며 “한공회 회장이 되면 현 상황을 공론화하고 선진국처럼 회계 담당 전문기관을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산하에 전담조직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를 두고 회계감독을 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70대 나이와 회계업계 경험이 없는 점이 약점”이라면서도 “다른 후보들보다 당국, 국회,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설득해 위기에 처한 회계 투명성을 지켜내는데 비교 우위가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과거에 정무위에서 함께 일한 의원들이 22대 국회에 포진돼 있다”며 “회계 입법 관련 정부와 국회 관계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강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넘게 서강대에서 젊은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한평생을 살았다”며 “47대 한공회 회장으로 선출돼 젊은 회계사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공인회계사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떠받치는 파수꾼”이라며 “젊은 회계사들에게 ‘우리가 잘못하면 자본주의 시장이 무너진다’는 확실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후속대책으로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11월 시행된 신외감법에 따라 도입된 제도다. 기업이 6년으로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면 이후 3년간 금융위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다. 재계는 주기적으로 감사인이 지정·교체돼 경영 고충이 심각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반면, 회계업계·학계는 기업 입맛에 맞는 감사에서 벗어나 회계 투명성·독립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