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4%대 예금…하반기 금리인하 땐 본격 '무브'

by김국배 기자
2024.01.01 06:22:00

금리인하 시그널
4%대 정기예금, 두달 만에 20개→12개
대환 대출 인프라 확대로 은행 간 ''주담대 쟁탈전''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작년 고금리 시기 예·적금에 몰렸던 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4%대 이상 고금리 상품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금리 인하가 본격 이뤄질 하반기께부터 ‘머니 무브’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연 4% 이상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지고 있는데, 특수·지방은행 정도에만 남아 있는 상태다. 지난달 3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19개 은행이 금리를 공시한 36개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중 12개의 최고 금리가 연 4% 이상이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4%대 예금 상품은 20개였다.

현재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으로 최고 금리는 연 4.25%(기본 금리 연 3.2%)다. 높은 금리를 찾아 이동하는 ‘금리 노마드족’들은 시중은행 금리가 아쉬워 새마을금고에 남아 있는 연 4% 중반대 금리의 예금을 찾아 가입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현재 새마을금고 최고 금리는 연 4.5%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불완전 판매 논란 등으로 고위험 파생 상품에 거부감이 아직 만연한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들이 지방은행 등의 고금리 상품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은행 예금이 빠져 나가는 속도는 가팔라질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에서는 업권 내 머니 무브도 주목하고 있다.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까지 확대돼 출시되는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 때문이다. 주담대와 전세 대출까지 온라인을 통해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어 대출 금리 경쟁이 일어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담대 고정 금리는 연 3.34~5.656%로 집계됐다. 작년 초인 1월 2일(4.82~6.76)보다 상단은 1.1%포인트, 하단은 1.48%포인트 떨어졌다. 금리 인하 변수가 선반영되며 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환 대출 인프라가 주담대로 확대되는 새해에는 더 낮은 금리로 차주를 유치하고자 주담대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