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3.10.13 05:00:00
첨단산업과 직결된 희토류(중국 포두영신), 니켈(호주 화이트클리프) 등 최근 10년간 종료하거나 매각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26개에 달한 것으로 광해광업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이를 통해 회수한 금액은 6900억원 정도로 투자액 대비 1200억원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패권다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으로 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되고 글로벌 자원경쟁이 한층 격렬해지던 시기에 우리는 오히려 역주행하며 경쟁에서 뒤처진 셈이다.
한국은 광물수입 의존도가 9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장기간 해외 자원개발에 손을 놓은 결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자원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자원속국 신세로 전락했다. 전략적 중요성이 큰 핵심광물 33종 중 3대 수입국 안에 중국이 포함된 광물이 25종에 이르고 올 상반기 기준 1만달러 이상 수입한 품목 9308개 중 중국 비중이 1위인 품목이 4030개(43.4%)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 때 활발했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정권이 바뀌며 시들해졌고 특히 문재인 정부 때는 적폐로 몰리며 이미 확보한 해외 광산까지 헐값에 처분해야 했기 때문이다. 2021년 제정된 광해광업공단법이 자원개발사업의 매각만 가능토록 하고 신규 직접 투자를 막아버리면서 이후 핵심 광물 광산 등에 대한 투자발굴은 거의 멈춰 섰다. 현재 진행 중인 14개 사업 중 멕시코와 호주에서 진행하는 3개 사업도 매각 예정이다.
해외 자원 개발은 탐사, 개발, 생산까지 10여년이 걸리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사업이다. 최근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포스코홀딩스의 호주 철광석 광산(로이힐) 투자도 13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그만큼 단기적으로 일희일비하거나 정치논리로 접근해 맥을 끊어선 안 된다. 그나마 윤석열 정부 들어 일부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흡하다. 우리와 같은 자원빈국 일본이 관련 공기업을 통합해 범국가적으로 자원개발에 나선 것처럼 민관이 함께 글로벌 자원전쟁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중동이 다시 화약고로 변한 지금, 과거 중동 전쟁때마다 자원확보에 애를 먹었던 기억을 되새겨 더욱 절실히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