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지나 기자
2023.08.21 07:30:00
수요 부진에 상반기 가동률은 줄고, 재고자산은 증가
국제유가 상승에 원재료 가격 부담↑..수익성 악화 우려
수익성 지표 에틸렌 마진, 300달러 밑돌아
세계 최대 수요처 中, 부동산發 경기 침체 우려 확대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가동률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석유제품 소비국가인 중국이 최근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불거지며 경기 불안 우려가 커지는 등 업황 개선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21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051910)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올해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76%를 나타냈다. 지난해 평균 가동률(81.4%)과 비교하면 5.4%포인트 낮아졌다.
롯데케미칼도 기초소재사업부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이 79%를 나타냈다. 1분기(76%)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70%와 66%를 기록하며, 전분기(73%, 71%)보다 하락했다.
이처럼 석화사들은 가동률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에 따른 상반기 재고자산은 늘어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상반기 제품에 대한 재고자산 규모는 8348억원으로, 지난해 말(7018억원) 대비 19% 가량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제품 재고자산도 4899억원으로 작년 말(4622억원) 보다 6% 늘었다. 그나마 전남 여수 NCC 제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선 LG화학의 경우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제품 재고자산이 작년 말 9800억원에서 9388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당분간 가동률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재고자산 급증은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등 재고자산 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되면 평가손실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이는 곧 매출원가 비용 증가로 이어져 매출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기업들이 무리해서 공장 가동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더욱이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원재료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8일 85.41달러로 전일대비 0.47달러 상승했다. 지난 10일에는 89.03달러까지 상승하며 90달러선을 넘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