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대선 3대 변수, 단일화·배우자·부동산
by김성곤 기자
2022.01.04 0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제 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이 두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대선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오차 범위 내 또는 오차 범위 밖으로 윤석열 후보가 앞서 나갔던 추세였다. 그러나 연말을 기점으로 판세는 뒤집혔다. 골든크로스이든 아니면 데드크로스이든 대선 판세는 이재명 후보가 앞서가고 윤석열 후보가 뒤쫓아 가야 하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한국리서치가 KBS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가상번호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8.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후보 39.3%, 윤석열 후보 27.3%로 이 후보가 12%포인트 앞서는 결과다. 오차 범위 밖이다. 안철수 후보는 8.1%로 10%선에 근접했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의 뚜렷한 하락세다. 위기 국면이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제공은 ‘배우자 리스크’였다. 지난달 초 한 방송사의 인터뷰와 의혹 제기로 시작된 배우자 김건희씨의 경력 의혹과 허위 수상 내용은 일파만파 논란이 되었다. 윤 후보는 결혼하기 전 김건희씨의 활동이라고 말을 돌렸지만 언론과 유권자의 의심은 잦아들지 않았다. 급기야 김건희씨가 국민의힘 당사에서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줄어들지 않았다.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고 사과하는 태도 또한 추가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사과나 의혹은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충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그 해명 내용은 지극히 정확해야 한다. 돌아선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지만 배우자 기자회견 이후 MZ세대, 여성, 중도층의 윤 후보 지지율은 더욱 이탈하는 양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준석 대표와 2차 갈등은 봉합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보니 해결되지 않은 ‘배우자 리스크’가 윤 후보의 지지율에 더욱 치명적이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고 하지만 스스로 견인했다기 보다 윤 후보의 추락에 따른 반사 이익 성격이 더 강하다. 아직까지 이 후보에게 치명적인 이슈로 작동되고 있는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개발 사업과 관련된 수사를 받던 중에 성남도시개발공사 전현직 관계자가 두 명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번 선거가 프레임 전쟁 성격이 강하다고 하지만 선거를 지배하는 이슈는 부동산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은 가장 치명적인 부동산 이슈다. 여야 모두에게 관련이 있는 이슈지만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이 후보에게 더 큰 부담이 되는 이슈다.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특검이 시작되면 관련 이슈가 집중 조명되고 이 후보와 사소한 관련성까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선 막판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두 달 여 남은 시간동안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파장은 얼마든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른바 대선의 또 하나 변수인 ‘부동산 리스크’다.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과 비교 자체가 어려운 불확실성이 큰 선거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보다 높기는 하지만 정권 교체 여론이 정권 유지 여론보다 높은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윤 후보는 정권 교체 여론만 오롯이 자신의 지지율에 투영하면 훨씬 유리한 선거전이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사람 리스크’로 지지율 벽에 부딪혀 반등에 고전하고 있다. 윤 후보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은 안철수 후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보수층을 결집하고 있는 윤 후보의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에게 간다면 윤 후보의 최대 위기다. 정권 교체 여론이 약화되고 안철수 후보와 보수 단일화 요구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아무리 내려가더라도 당내에서 다른 후보로 교체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각종 반발과 내홍으로 선거 경쟁력을 급격히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를 바라는 ‘범보수야권’의 단일화라면 국민의힘 지지층도 외면하기 어렵다.
대선 국면은 시나브로 중반전을 치닫고 있다. 초반 격전장 성격에서 좀 더 안정적인 능력을 비교하는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대선 판세는 뒤바뀌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 과제가 있다. ‘배우자 리스크’와 ‘부동산 리스크’다.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므로 리스크를 누가 더 빨리 최대한 말끔하게 해소하느냐에 달렸다. 여기에 범보수야권 단일화는 선거 지각 변동을 불러오는 변곡점이 된다. 이제 대선은 3가지 변수만 남았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 이재명 후보의 ‘부동산 리스크’, 안철수 후보와 관련된 ‘범보수야권단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