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리ㆍ니켈 광산 다 내다 팔면 K배터리 성공 가능할까

by논설 위원
2021.07.23 06:00:00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확보한 구리· 니켈· 코발트 광산 등을 헐값에 팔아 치우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비해 당장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구리와 니켈 등은 K배터리와 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로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전략광물이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알짜 광산들을 헐값에 내다 파는 것은 길게 보면 국익을 훼손하는 근시안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최근 캐나다 구리탐사 기업 캡스톤마이닝 보유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칠레의 산토도밍고 구리 광산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칠레 구리광산에는 그동안 총 2억5000만달러가 투자됐는데 투자액의 60%에 불과한 1억5000만달러에 팔았다고 한다. 이밖에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코발트 광산, 파나마의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 등이 줄줄이 매각 대기중이다. 이들 중 암바토비는 세계 3대 니켈광산 중 하나이며, 코브레파나마도 세계 10위권에 드는 구리광산으로 수익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자원 공기업인 광물자원공사가 알짜 광산들을 줄줄이 내다 파는 것은 정부의 부실 공기업 정리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부채가 7조원에 달해 오는 9월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할 예정이다. 통합되면 사실상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그에 앞서 보유 광산을 서둘러 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광물자원공사의 적자 누적에는 이명박 정부가 마구잡이로 사업을 벌인 탓이 크다. 그러나 개 중에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충분한 광산들도 적지 않다.

해외자원개발은 수십년 꾸준히 추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다. 옥석 가리기 없이 모두 적폐로 몰아 폐점세일하듯 헐값에 급매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다. 구리와 니켈, 코발트 등은 전기차와 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전략광물이다. 구리와 니켈의 국제시세는 지난 1년 동안에만 40~50%나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K-반도체와 K-배터리 전략의 성공을 바란다면 해외 알짜 광산 매각 방침을 재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