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없이 못사는 직딩들, 커피도 '구독'

by박서빈 기자
2020.11.30 00:10:36

"매일 한 잔씩 사먹느니 구독해서 마셔요"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 반응 긍정적
업계 "소비자·판매자 모두 윈윈...앞으로 확대할 계획"

(사진=이미지투데이)

커피를 향한 대한민국의 애정은 대단하다. 재작년 대한민국 성인 한 명이 일년동안 마신 커피는무려 353잔. 1년 중 12일 빼고 매일 커피를 마셨다. 세계 평균 소비량의 약 2.7배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커피 가격은 저렴할까? 그렇지 않다.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적어도 3000~5000원은 필요하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 따르면 커피 가격이 ‘조금 저렴한 편이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단 8.5%에 불과했다.

매일 마시지만 착하지 않은 가격. 이러한 틈새를 파고 들고 커피 구독 서비스가 생겼다. 월 이용권을 구매하면 커피를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Economy)란 고객이 신문, 넷플릭스 등을 구독하듯 일정한 구독료를 지불하면, 업계가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가성비 따지는 젊은세대...'구독 서비스' 긍정적

‘구독 서비스’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KT 경제연구소는 대한민국 구독시장이 2016년 25조9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40조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자식 세대가 주 소비자가 되며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만족하는 ‘구독 서비스’ 시장이 커지게 된 셈이다.

실제 지난 7월부터 직영점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실험했던 뚜레쥬르는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월 1만9900원의 구독료를 받고 80% 낮은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며 해당 매출이 30% 뛰는 효과를 봤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박선영(여·25세)씨는 “매일 제 값을 주고 사먹을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며 “출근길에 한 잔씩 가져간다”고 말했다.



임예나(여·26세)씨 역시 “직장인이라 아침마다 커피를 사먹는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비용 절감을 하고 있다”며 “할인 혜택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쭉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구독 서비스' 진출 ↑

이에 업계는 발 빠르게 커피 구독 서비스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5일 개최된 서울 카페쇼가 선정한 2021년 커피 트렌드 중 하나로 '구독 서비스'가 꼽힐 정도다.

(사진=파리바게뜨 홈페이지 캡처)

파리바게뜨는 월 1만9800원에 커피 20잔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디야도 일부 매장에서 월 3만6800원에 커피 20잔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정가보다 18.3% 저렴한 1만3400원에 주 1회 커피 4잔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아직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예상 소비자층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소비자·판매자 모두 '윈-윈'

이러한 업계의 커피 구독 서비스 제공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커피를 저렴하게 제공해, 치열한 커피 시장에서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구독경제에 긍정적인 소비자를 파악해 커피 구독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것이다.

CJ 푸드빌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보니 항상 일정하게 구매하는 상품이 있었다"며 "직장인이 특히 매일 아침마다 커피를 사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구독 서비스'를 커피 품목에도 적용한 것"며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는 매일 마시는 커피를 저렴하게 마셔서 좋고, 가게 점주는 매출 증가라는 이점이 있다"며 "반응이 긍정적인 만큼 구독 서비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