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예방하면 면역력 강화된다

by이순용 기자
2020.05.20 00:03:21

체내 면역세포 집중 기관 ‘장(場)’, 장 건강 지켜야 면역력 향상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코로나19 여파로 ‘면역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면역력이라고 알려지면서 면역력 향상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아졌다. 건강한 식습관, 질 높은 수면, 적당한 운동, 휴식 등은 면역력 강화를 위한 기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장(場)’ 건강 지키기가 동반돼야 한다.

‘장’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고 배출하는 기능도 하지만, 체내 면역세포의 70~80%가 집중돼 있어 외부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장에는 100조 마리 이상의 균이 있는데, 균 중에도 중간균이 70%, 유익균과 유해균이 각각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해균보다 유익균이 살짝 높은 장을 건강한 장이라고 한다.

유익균은 유해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지면 유해물질이 생성되고 장 염증이 유발돼 장 기능이 떨어진다. 변비도 장 속 유해균이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유해균이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불규칙적인 식습관, 활동량 감소,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활동이 줄어들면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변비가 지속되면 신체 전반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 해 변비로 병원을 찾는 사람을 60만 명이 넘는다. 2015년 61만 6460명, 2017년 64만 5675명, 2019년 66만 108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기준 환자는 50대 이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70대 환자가 20.2%로 가장 많았으며, 80대 이상 15.8%, 60대 15.6%로 집계됐다.



오랜 시간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변비는 배변 횟수, 변의 형태 등을 고려해 진단한다. 주 2회 이하 배변, 4번 중 1번 이상 과도한 힘을 주는 경우, 변이 작고 단단한 경우 변비로 진단할 수 있다. 변비는 주로 약물치료로 진행하며, 개인의 증상에 따라 약물이 달라진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식이섬유의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당한 운동도 변비를 예방하는 데 좋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세란병원 내과 박용진 과장은 “최근 뚜렷한 백신이 없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많은 분들이 면역력 강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면역력 강화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장 건강 지키기라고 생각한다. 변비가 있다는 것은 장 속의 유해균이 많다는 의미이므로, 유익균을 늘릴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습관 개선으로 변비가 해소되면 좋겠지만, 변비가 오랜 시간 지속되고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특히 변비가 지속되고 혈변, 발열,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다면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 등 대장 질환을 의심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