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의 요(尿)런 토크] 과도한 섹스, 전립선 암 위험 높여
by이순용 기자
2019.11.02 07:03:25
카사노바 전립선 암으로 사망?... 전립선은 성기능과 밀접한 관계 있어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전립선은 기원 전 300년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의사 헤로필로스가 처음 발견했다. 헤로필로스는 해부학의 창시자로 전립선과 십이지장을 처음 발견해서 명명했고, 최초로 신경과 혈관을 구분해 구조체계를 밝혔다.
전립선질환의 역사도 오래됐다. 기원전 1,500년 이집트 파피루스에는 전립선비대증에 약초가 효험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2,200년 된 이집트의 미이라에서 전립선암의 치료 흔적이 발견됐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약전에는 고수풀을 전립선염의 치료제로 돼 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이 앓았던 임질(淋疾)은 성병이 아니라 증상이나 정황으로 미루어 전립선염으로 추정된다.
전립선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고 기능을 한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의 발생은 테스토스테론과 관련이 있고 고환을 제거한 환관은 이 두 질환이 발생하지 않는다. 감염질환으로 분류되는 전립선염은 남성호르몬과 무관하고 발생기전도 다르기 때문에, 고환이 제거된 환관이나 트랜스젠더들에게도 발생한다.
성기능과 전립선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배뇨장애가 심할수록 성기능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정도도 더 나쁘게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 증상도 없고 소변줄기가 세다고 해서 반드시 성기능도 좋은 것은 아니다. 전립선이 정상인 경우 소변은 소변일 뿐이고 성기능은 전혀 다른 문제이니, 소변줄기가 세다고 자랑할 이유는 없다.
적절한 성생활이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염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영국 노팅엄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젊은 시절 과도한 성생활이나 자위행위가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높이고, 섹스 파트너의 수가 많을수록 전립선암에 더 잘 걸린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연스러운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주기적인 섹스는 당연히 권장된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태어난 카사노바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명성을 떨치다가 보헤미아에서 73세의 나이로 쓸쓸이 생을 마감했다. 회고록에 의하면 카사노바는 잘 생겼고, 말솜씨도 좋고, 뛰어난 매너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성기능에 있어서는 심한 조루증과 발기력도 형편없었다고 하지만, 회고록에 이에 대한 기록은 없고, 상대했던 여성들의 증언도 남아 있지 않으니, 진실은 알 수가 없지만 카사노바를 질투하는 남성들의 푸념일 가능성도 많다.
노년에는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을 하다가 사망했다.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지만 전립선비대증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되기 힘들다. 과도한 섹스, 많은 섹스 파트너 등으로 봤을 때 전립선비대증이 아니라 전립선암을 앓았을 가능성이 크다. 기록이 없으니 단지 추정일 뿐이고, 전립선암이라고 해도 73세라면 당시의 평균수명보다 훨씬 오래 살았으니 나름 잘 치료받고 잘 관리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