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모든 것을 지원한다…印尼 생활 플랫폼 '고젝'

by한광범 기자
2019.03.18 06:00:00

'오젝' 배차 시작으로 모든 생활물류 서비스 제공
印尼 최초 유니콘 등극…현 가치 50억 달러 등극
'동남아 승차공유 장악' 그랩 유일한 대항마 평가
핀테크도 초강세…동남아 진출…그랩 아성 도전

고젝 라이더가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모습. (사진=AFP)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승차공유 플랫폼 ‘그랩’은 우버 동남아 사업부문까지 인수하며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선 유일하게 현지 업체에 다소 밀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랩에 필적할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고젝(Go-Jek)’이다.

고젝은 하버드대 출신의 나디엠 마까림(Nadiem Makarim) 대표가 지난 2010년 설립했다. 당초 ‘오토바이 택시’ 오젝(Ojek)을 승객에게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수도 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대도시는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아 오젝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교통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세계 4위인 2억6000만명의 인구 덕분에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고젝은 빠르게 성장했다. 초기 외부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인도네시아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오젝 호출서비스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며 본격적으로 그랩·우버와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2017년엔 인도네시아 택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택시 대기업 ‘블루버드’와 사업 제휴를 체결해 고젝 앱에서 블루버드 호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물류 시장이 필요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교통 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사실상 일상생활과 관련한 모든 물류 관련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앱 하나만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뿐만 아니라 △택배 △휴대폰 충전 서비스 △오프라인 구입 상품 배달 △청소대행 △출장 마사지 △세탁 대행 △의약품 배달 △오토바이 수리 △영화 티켓팅 대행 등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 국내 기업 주재원은 “고젝의 서비스 대부분은 오토바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효과적인 오토바이 물류 시장을 고젝이 장악하고 있어 모든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의 도로 풍경. 극심한 교통정체로 ‘오토바이 택시’ 오젝의 인기가 높다. (사진=한광범 기자)
이 같은 고젝의 성장과 함께 자체 간편결제 플랫폼인 ‘고페이(Go-Pay)’도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고젝은 서비스 초기부터 ‘현금 없는 결제’를 추구하며 고페이 이용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고페이 확장에 노력했다.

고페이는 5000만명의 고젝 이용자에 힘입어 현재 인도네시아 핀테크 시장에서 현지 대기업인 리포그룹(Lippo Group)이 운영하는 오보(Ovo)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젝은 적극적으로 핀테크 기업 인수에 나서며 고페이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 테마섹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가 디지털 경제규모는 270억 달러,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총 거래액 기준으로 122억 달러를 기록해 다른 동남아 국가를 압도했다. 여기에 더해 2025년 전망치에선 국가 디지털 경제규모가 1000억 달러, 전자상거래 총거래액만 5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까지 구글·텐센트·징둥닷컴 등 세계적인 그룹으로부터 수십 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지난 2016년 4월엔 인도네시아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하기도 했다. 현재 기업 가치는 5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고젝은 최근 그랩이 장악한 다른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랩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말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내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태국·베트남 진출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미얀마 등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고젝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 5억 달러를 투자해 그랩 아성에 도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