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반발에…아마존, '뉴욕 제2 본사' 설립 포기하나
by이준기 기자
2019.02.09 05:06:21
WP "재검토 중"…집값 폭등·교통 혼잡 우려
지역정치인들 "15억달러 인센티브 과도" 지적
일각 ''부정 여론 돌리려는 반전 카드'' 해석도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지난해 11월 결정한 ‘뉴욕 제2 본사(HQ2)’ 설립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정치인이 제2 본사 유치로 아마존에 투입되는 15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뉴욕 당국의 ‘인센티브’를 문제 삼고 나서면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처럼 보도했다. 앞서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제 2본사 부지로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 북부 알링턴 인근 내셔널 랜딩 등 두 곳을 지정한 바 있다. 이들 제2 본사 2곳에 50억달러(약 5조6700억원)를 투자하는 한편, 약 5만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복안이었다.
문제는 지역 정치인들 중심으로 유치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완강하게 반대하는 인물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당·뉴욕) 하원의원이다.
이들은 제2 본사가 들어설 경우 일대 교통 혼잡이 심각해지고 집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온다. 아마존에 어마어마한 ‘인센티브’를 주는 게 합당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아마존 입장에서도 아직 일대 건물을 임대하거나 사들이지 않은 상황이어서 뉴욕 제2 본사 결정을 철회하기는 수월한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WP에 “지역이 아마존을 원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뉴욕 제2 본사) 가치가 있느냐는 게 문제”라며 “(다른 제2 본사 지역인) 버지니아 아마존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아마존의 제2 본사 백지화 검토가 뉴욕 당국을 압박하는 한편, 작금의 부정적 여론을 되돌리기 위한 반전 카드라는 관측도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 WP는 “아마존이 구체적인 플랜B를 마련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