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 명에 8명이 지갑 연다…커지는 '키즈 패션'
by성세희 기자
2018.05.28 05:30:00
저출산 시대 ''에잇포켓'' 활짝
한 자녀에 집중투자하는 가정 늘어나며
의류·신발·아웃도어·키즈 매장 확대
ABC키즈마트 개장 한달 만에 매출 1억원
| ABC마트가 지난달 문을 연 ‘ABC키즈마트 잠실롯데월드몰점’ 매장 전경. (사진=ABC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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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패션업계가 아동 전문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는 추세다. 어린이 한 명에게 부모와 조부모부터 삼촌과 이모 등 일가 친척이 지갑을 연다는 ‘여덟 개의 주머니(Eight Pocket)’가 영·유아 패션 시장을 키우고 있어서다. 패션업계는 성인 제품 디자인을 본뜬 어린이용 제품을 출시하거나 유아가 선호하는 캐릭터와 협업하는 등 아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27일 신발 편집 매장 ABC마트에 따르면 첫 번째 아동 전문 매장인 ‘ABC 키즈마트’이 개장 한 달여만에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아동 전문 신발 매장인 이곳은 다른 곳보다 아동 브랜드를 2배가량 더 많이 접할 수 있다. 특히 이 매장에선 아이와 엄마가 함께 신을 수 있는 커플 신발을 고를 수 있다. 또 매장 곳곳에 재미 요소를 추가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꾸며진 점이 특징이다. 영아부터 만 10세까지 신을 수 있는 신발과 가방, 양말,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한다.
앞으로 ‘ABC 키즈마트’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ABC마트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동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며 “ABC키즈 마트를 확대해 유·아동 시장을 공략하겠다”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중에서 성인 제품 디자인을 본 뜬 제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의류 브랜드 세컨스킨은 ‘엄마와 아이(맘앤키즈)’란 주제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선보였다. 자사 임부라인 ‘디어맘’의 충성고객층이 탄탄한 만큼 자연스럽게 아동 의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 제품인 ‘에어니트 2합 A라인 키즈 드레스’는 발랄함을 강조한 유아용 원피스로, 성인용 상품이 함께 출시되어 엄마와 아이가 커플룩으로 착용할 수 있다. 가볍고 구김이 적은 소재로 제작돼, 활동이 많은 아이들이 입어도 옷이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아동복 시장이 성장하자 철수한 사업을 다시 재개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지난해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자사 아동복 브랜드 ‘빈폴 키즈’를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한 지 1년 만에 온라인 브랜드로 재론칭했다. 새로운 ‘빈폴키즈’는 기존 보다 가성비를 높인 것이 특징으로, 아동 유해물질 검사 등을 강화해 품질을 한층 높였다.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 브랜드도 아동 전문 브랜드를 함께 운영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네파 키즈’도 패밀리룩으로 연출할 수 있는 ‘루나 방풍재킷’을 새롭게 선보였다. 동명의 성인 제품과 디자인이 같아 부모와 함께 입을 수 있다. 밝고 세련된 컬러에 아이들의 야외활동을 도와주는 기능성이 강화돼, 쾌적한 활동을 도와준다.
아이더도 이런 시류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아이더는 성인용과 동일한 디자인의 어린이 전용 ‘미니미 라인’을 강화했다. 또 어린이 신상품 체험단을 운영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펼치며 아동복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 제품 출시 바람도 거세다.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선호도가 높은 캐릭터를 활용해 화제성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신성통상의 ‘탑텐 키즈’는 최근 118가지의 그래픽 티셔츠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요즘 어린이가 좋아하는 공룡과 우주 등을 테마로 한 제품부터 팩맨과 디즈니, 심슨 티셔츠 등 다양하게 출시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 한 명에게 투자하는 비용은 늘어나다 보니 패션업체들이 유아동복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며 “특히 기성 브랜드가 아동복 브랜드를 새로 만들면 기존 고객층을 확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