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교육·편의시설… 가재울뉴타운이 뜨는 3가지 이유

by김기덕 기자
2017.08.30 05:30:00

개발 14년 만에 완성형 도시로 ''탈바꿈''
DMC 개발 완료 후 낙후된 이미지 벗어
도심 가깝고 생활인프라 갖춘 배후주거지
교통망 개선 박차… 7·8·9구역 정비사업 속도
8·2대책 이후 DMC파크뷰자이 사상 최고가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가재울뉴타운이 정비구역 지정 14년 만에 완성형 도시로 탈바꿈하며 서북권 대표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과거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고전했지만 최근 2~3년 새 주변에 교통·교육·상업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대거 확충되면서 주거편의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아파트 매매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시세도 오르는 등 가재울뉴타운 부동산시장은 고강도 규제에서 거의 빗겨간 모습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총 9곳의 재개발 사업지 중 마지막 남은 3개 구역(7·8·9구역)의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경전철 서부선 개통 등 대규모 교통망 개발 호재도 예고돼 있어 아파트값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북가좌동 일대(총 면적 107만5672㎡)를 재개발하는 가재울뉴타운은 2003년 서울시 2차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됐다. 총 9개 개발구역 중 1구역 ‘DMC 아이파크’(2008년 12월 입주)을 시작으로 △‘DMC 센트레빌’(2구역·2009년 5월 입주) △‘DMC래미안e편한세상’(3구역·2012년 10월 입주) △‘DMC파크뷰자이’(4구역·2015년 10월 입주) △‘DMC에코자이’(6구역·올해 8월 분양) △‘래미안 DMC 루센티아’(5구역·올 9월 분양 예정) 등 6개 구역이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가재울뉴타운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서울 변방으로 취급받으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열악한 교통망과 노후 다가구주택이 많아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분양한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 자이’ 아파트는 당시 ‘미분양 90%’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고 할인 분양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재울뉴타운 위상이 확 달라졌다. 인근에 IT·미디어 업무지구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개발되고 주변 교통·교육·생활인프라가 속속 갖춰지면서 광화문·시청 등 도심 주요 업무지구의 배후주거지로 격상된 것이다. 수색·상암DMC 철도용지 개발과 월드컵대교 개통(2020년 8월 예정) 등의 대형 호재도 가재울뉴타운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현재 DMC파크뷰 자이 전용면적 84㎡형이 7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지역 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1년 전에 비해 1억원 가량 집값이 뛰었으며, 분양가(5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30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인근 북가좌동 ‘DMC래미안 e편한세상’은 전용 59㎡형이 분양가 (4억2000만원)보다 1억8000만원이 오른 6억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남가좌동 H공인 관계자는 “가재울뉴타운은 주변 교통·교육·편의시설 등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면서 상전벽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정부 규제 발표에도 실수요층이 워낙 탄탄해 집값이 떨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평균 1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가재울뉴타운 완성을 위한 마지막 조각인 7·8·9구역 정비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재울 8구역은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조합 관계자는 “연내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초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접한 9구역은 지난달 조합원 분양 신청을 완료하고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다. 사업 추진이 불투명했던 7구역은 최근 재개발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어 사업을 재개했다. 정비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가재울뉴타운은 총 2만 가구를 수용하는 서북권 최대 미니 신도시급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교통망 개발 기대감도 높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왕복 6차로 월드컵대교의 북단 내부순환로에서 증산로(월드컵경기장·은평 방향), 내부순환로→강변북로(일산 방향)를 연결하는 램프 2개가 개통돼 운행을 시작했다. 또 새절역∼명지대∼여의도∼장승배기∼서울대입구역을 잇는 경전철 서부선(총연장 16.23㎞, 정거장 16곳, 2024년 완공 예정)도 지난 2월 사업제안서 접수를 시작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재울뉴타운 인기가 높아지자 자연스레 분양시장에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8·2 대책 발표일에 청약 접수를 받았던 DMC에코자이는 1순위에서 2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어 진행된 정당계약에서도 5일 만에 완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공을 맡은 GS건설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금융 규제 강화 등의 우려로 투자 수요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직주근접성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게 몰렸다”며 “주택담보대출 비율에 대한 혼란도 있었지만 중도금 대출은 기존 분양 공고한대로 60%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는 삼성물산이 5구역을 재개발 한 ‘래미안 DMC 루센티아’(전용 59~114㎡·997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가재울뉴타운은 서울 도심인 광화문과 여의도 등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며 직주근접성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다”며 “다만 인근 수색·증산뉴타운에 비해서는 지하철 역세권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고 분양가도 비싼 편이어서 입지와 주변 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