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구 70% "주거비에 부담 느낀다"

by김성훈 기자
2016.06.02 06:00:00

장애인 가구 41.5% '주거비 매우 부담된다'고 답해
1인 장애인 가구 비중도 6년 새 14.3→20.9%로 급증
내집마련에 약 10.6년..일반 가구보다 3.7년 더 걸려

△장애인이 사는 10가구 중 7가구는 주거비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가구(2009·2015년)와 일반가구(2014년) 주택 점유형태 분포 [자료=국토교통부]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장애인이 사는 10가구 중 7가구는 주거비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가구 중 4가구는 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이 매우 부담된다고 답해 장애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가 2일 발표한 ‘2015년도 장애인 가구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5%가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다. 이는 한 해 전인 2014년도(29.8%)와 비교해 12.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조금 부담된다’는 응답도 28.7%를 기록해 전체 응답자의 70.2%가 주거비 지출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는 대답은 2014년 14.7%에서 지난해 6.4%로 8.3%포인트 줄었고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는 일 년 새 3분의 1(3.4%→1.1%)로 감소했다. 장애인 가구 100가구 중 7가구 만이 주거비 부담에서 자유롭다고 답 한 셈이다.

장애인 가구에 필요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묻는 말에는 ‘주거비 관리 등 주거생활 유지서비스’라고 답한 응답자가 2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비 보조(21.7%), 도배·장판 등 주택유지·보수(17.9%), 주택 구매자금 저리 융자(10.9%), 공공임대주택 거주 시 편의시설 무료설치(10.8%), 전세자금 저리 융자(9.1%) 등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62.6세로 일반가구(51.4세)보다 11.2세 많았고, 65세 이상 노인가구 비율(47.3%)도 일반가구(21.2%)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구원 수는 2009년 2.86명에서 지난해 2.56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인 가구 비중도 14.3%에서 20.9%로 급증해 가구의 축소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이 43.8%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41.6%)가 뒤를 이었다. 2009년과 비교해 단독주택 거주비율(47.4%→43.8%)이 줄고 아파트 거주비율(37.3%→41.6%)이 상대적으로 늘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지난해 8.6%로 2009년(22.9%) 대비 14.3%포인트 줄었지만 2014년 일반가구(5.4%)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최초 주택마련 소요년수 [자료=국토교통부]
점유형태는 △자가 58.5% △월세 20.2% △전세 11.0% 순이었다. 2009년 대비 자가·전세 비율이 각각 1.0%, 1.8%포인트 감소한 반면 월세 비율은 4.0%포인트 증가했다. 더욱이 임차가구 중 공공임대 거주비율은 33.8%로 지난해 일반가구(11.8%)보다 약 3배 정도 높았다. 첫 주택을 갖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6년으로 일반 가구(6.9년)대비 3.7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주거급여 등 주거지원 정책에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며 “장애인 가구 입장에서 주거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주거급여와 주택개조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가구 주거실태조사에 대한 최종 연구보고서 및 데이터는 이날부터 주거누리(hnuri.go.kr)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