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해외펀드 앞세워 '연금펀드 최강' 굳힌다

by김기훈 기자
2014.09.24 07:00:00

국내연금펀드 20% 점유..개별펀드 수익률도 최상위권
글로벌 자산배분 중요성 부각..유리한 환경 맞게될 듯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정부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계획을 밝힌 이후 퇴직연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도 더 격렬해지는 분위기다. 일찌감치 연금펀드 시장에 뛰어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펀드를 앞세워 업계 최강자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금펀드 시장 규모는 현재 12조원에 육박한다. 미래에셋과 한국밸류, 하나UBS, 한국투신, KB 등 상위 10개 운용사가 시장의 92%를 점유한 가운데 미래에셋운용은 전체의 20%에 가까운 2조3100억원 규모의 연금펀드를 운용하며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개별펀드에서 미래에셋운용의 성과는 더 두드러진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6.91%로, 전체 연금펀드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펀드’도 20.29%의 수익률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연금펀드는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에 편중된 경향이 짙다. 이에 따라 해외 펀드 운용 규모는 전체의 9%에 불과한 1조600억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 성과는 오히려 해외 펀드가 양호한 편이다. 연초 후 수익률 상위 10개 연금펀드 가운데 3개가 해외 주식형펀드다.

미래에셋운용은 해외에 투자하는 전체 연금펀드의 약 64%인 6800억원을 설정해 운용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 펀드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타 운용사와 달리 해외 펀드 운용자금 대부분을 미국과 홍콩 등 해외법인을 통해 직접 운용하고 있어 더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는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연금펀드도 수익률 제고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연금펀드 상품 형태도 금리형에서 투자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한국 증시 시가총액이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의 고작 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통한 분산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해외 펀드 증감액은 매년 전체 연금펀드 증감액의 10% 이내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선 20%대로 확대됐다. 올 들어 해외 연금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약 3800억원으로, 전체 유입 자금의 22%를 차지한다.

비과세인 국내 펀드와 달리 이자와 배당 소득에 대해 15.4%의 세금이 매겨지는 해외 펀드의 경우 연금으로 가입하면 5.5%의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더 매력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해외 펀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미래에셋운용으로선 더 유리한 환경을 맞이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장기투자 상품인 연금은 다양한 자산을 통해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국내 투자 상품에 치중된 연금펀드 시장은 이제 해외 투자상품으로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