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talk!재테크]손자에게 준 교육비..증여세과세 대상일까

by김영수 기자
2014.09.20 06:00:00

[최인용 가현세무그룹 대표세무사] 최근 할아버지가 교육비 목적으로 손자에게 준 1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면제해주자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입법 추진내용이 이슈다. 할아버지 세대의 자산을 손자세대의 교육비로 이전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몇 가지 의문에 대해 현재 세법의 증여세 대상을 파악해 보기로 한다.



조부모가 주는가에 따라 증여세가 과세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먼저 부양의무가 있는 부모가 직접 교육비를 주는 경우에는 사회 통념 범위 내에서는 교육비에 대해 과세가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교육비로 쓰지 않고 그 금액을 예·적금으로 재산을 형성하거나 부동산 등의 구입자금으로 쓰여진다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조부모의 경우 직접적인 부양의무가 없다면 교육비는 증여대상이 될 수 있다.

조부모가 주는 돈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직계비속에게 주는 금액은 올해 이후부터는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다만 이 금액은 매년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10년간 준 금액을 통산해 계산한다.

조부모가 미성년인 자녀에게 연간 200만원씩 10년을 주더라도 2000만원 미만이므로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 금액을 초과해 주게 되면 증여세가 과세되고 자녀에게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일정금액을 넘어서는 유학자금을 조부모가 도와준다면 증여세를 내게 된다.



조부모가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을 넘어선 금액을 부모를 건너뛰어 손자에게 주는 경우에는 세대 생략할증과세라는 규정이 적용돼 더 많은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속이나 증여는 바로 아래 세대에게 줘야 하는 것인데 자녀 세대를 건너뛰고 손자에게 주는 것은 세대를 생략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증여세에 30%를 추가로 할증해 증여세를 내게 된다.

조부모가 손자에게 줄 때 30%의 세금이 더 나온다고 하더라도 세금 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자녀(부모)를 거쳐 미성년 손자에게 1억원을 주는 경우와 미성년 손자에게 바로 1억원을 줄 때 증여세가 얼마나 나오는지 등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우선 자녀에게 1억원이 넘어갈 때 증여세는 5000만원이 공제되고 500만원이 증여세(공제액 후 잔액의 10%)로 과세된다. 자녀에게서 손자에게로 넘어갈 때 증여세는 2000만원이 공제되고 800만원이 된다. 자녀와 손자의 증여세를 각각 합하면 총 1300만원의 증여세가 부담된다.

두 번째 경우는 조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주는 경우 얼마의 증여세가 나오는지 살펴보자. 먼저 손자에게 1억원을 줄 때 2000만원이 공제돼 800만원의 증여세가 부담된다. 여기에 30%를 더한 1040만원 할증된 금액이 총증여세가 된다. 조부모가 자녀를 거쳐 손자에게 주는 첫번째 경우보다는 약 260만원의 세금이 줄어든다.

이 외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 상속인인 자녀에게 주는 경우 10년 내 증여분이 조부모의 상속 시에 합산돼 상속세가 추가적으로 과세되고 이미 납부한 증여세는 공제된다.

그러나 손자에게 주는 경우에는 상속인 이외의 사람에게 증여하는 것으로 사망일 이전 5년에 대한 것만 합산해 과세된다. 즉 5년 전부터 일찍 주면 조부모의 상속세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조금 더 증여세를 부담해 손자에게 일찍 주는 것이 꼭 불리한 방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