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發 주택시장 훈풍 북상…대구 찍고 천안에

by김동욱 기자
2013.10.14 07:30:00

삼성디스플레이시티 등 인구유입·개발호재 탄탄
10월 총 5632가구 분양 사라졌던 ''떴다방''도 등장

▲천안·아산 주택시장이 지방 시장을 선도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문을 연 포스코건설의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3차’ 모델하우스에 방문한 수요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 주말 3일 동안 모델하우스에 1만2000여명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사진=포스코건설)
[천안·아산=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문을 연 포스코건설의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3차’ 모델하우스. 모델하우스 내부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자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팔을 잡아끈다. 분양권을 중개하는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다. 중년 여성은 전용면적 72㎡ 타입은 적어도 1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웃돈)이 붙으니 청약에 당첨되면 연락을 달라며 명함 한 장을 건넸다. 주변에 이런 떴다방이 어림잡아 7~8곳이 진을 치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떴다방 영업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들이 나타난 것은 그만큼 이 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귀띔했다.

부산에 불었던 주택시장 열기가 대구·울산을 거쳐 천안·아산을 향하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대형호재보다는 공급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주택공급이 수년간 멈추다시피 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웃돌아 거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요증가에 건설사들도 경쟁적으로 몰리고 있다. 대부분 2000년대 중반 땅만 사들이고 분양일정을 뒤로 미뤄오다 최근 분위기가 살아나자 앞다퉈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만 천안·아산지역에 6000여가구가 쏟아졌다. 하반기엔 2배에 가까운 1만1187가구가 나온다. 시행전문회사인 ‘신영’ 채정석 이사는 “하반기 13개 건설사가 분양에 나서는 데다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한 사업장도 다수 대기 중이어서 치열한 판촉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안·아산은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천안 아파트값은 지난 한 해 10.8%, 아산은 9.7% 각각 뛰었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평균 15% 이상 올랐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자 아파트값도 함께 상승하는 선순환 현상이 나타났다. 원동력은 꾸준한 인구유입과 산업단지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개발호재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인구·집값 상승·개발호재 등 3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2000년대 중반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으로 지난 2009년 한 해 입주물량이 1만3410가구에 달하는 등 주택공급 과잉사태를 빚었다. 이후 분양물량은 급격히 줄었고, 지난해부터는 입주물량도 대폭 감소했다. 올해 입주물량은 848가구에 그쳐 지난 10년 평균 입주물량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개발호재도 탄탄하다. 삼성은 기존 삼성디스플레이시티 1단지를 확장하는 2단지 공사를 2015년까지 끝낼 예정이다. 총 20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2단계 공사가 끝나면 직접 고용 인원만 7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소비력을 갖춘 근로자와 젊은 신혼부부가 주택시장 주요 수요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이 지역 주택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산·천안지역의 총 인구수는 86만2478명으로 지난 10년간 21만3500여명(34%)이 새로 유입됐다. 인구 증가율로 따지면 전국 평균(5%)의 7배, 인근 대전시(7%·9만6030명)의 5배에 이른다. 젊은 층이 몰리면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달한다.



천안시 불당중개업소 김지선 대표는 “새로 유입되는 인구는 많은데 주택은 부족하다 보니 최근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했다”며 “당분간 입주물량 역시 딸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이 지역에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건설사 간 분양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이달에만 6개 건설사가 총 5632가구(오피스텔 포함)를 공급한다. 이달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서는 신영이 불당신도시에 선보이는 ‘천안 불당 지웰 푸르지오’가 입지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도심권인 천안시청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각종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다. 아파트 역시 전용 84·99㎡(682가구)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구매력 있는 중산층을 겨냥한 상품이다. 99㎡ 타입에는 5베이 설계를 적용해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 한 점도 특징이다. 대신 분양가는 3.3㎡당 800만대 중반에 맞춰질 예정이어서 분양 중인 다른 아파트보다 비싸다.

포스코건설이 분양 중인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는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619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외곽에 위치해 도심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평면 역시 대부분 3베이로 구성돼 좀 좁아 보이는 느낌이 있다. 효성이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 일대에 선보이는 ‘스마일시티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산단 수요를 직접 겨냥한 상품이다. 그러나 산단 바로 옆에 조성돼 주거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677만원대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