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민 기자
2011.04.19 07:25:54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주말까지만 해도 그렇게 포근했던 날씨가 갑자기 돌변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강원 영동산간지방에는 많은 눈까지 내렸다. 봄기운이 한창이던 시기에 맞는 쌀쌀함이라 상대적으로 더 춥게 느껴진다.
잘 나가던 글로벌 증시에도 돌발 악재가 생겼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는 이미 알려진 재료였음에도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밤새 미국과 유럽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마감해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악재가 실제로 얼마나 충격을 줄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져야 한다. 또 재정 적자가 새로운 재료는 아니라는 점, 무디스 등은 반대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제한될 수도 있다.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어닝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따라 주가 쏠림도 심했던 터라 더욱 그렇다.
이번 실적발표기간에 시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화학과 자동차업종이다. 두 업종의 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상향조정돼 왔고, 덕분에 주가도 부쩍 많이 올랐다.
LG화학(051910)의 주가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50만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시가총액 순위는 6위로 그대로지만 시가총액 규모 자체는 8조원 이상 늘었다.
작년 말 12위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096770)은 9위로 올라섰고, S-Oil(010950)과 호남석유(011170)는 2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도 몸집을 불리며 각각 한 계단과 세 계단 올라선 2위와 7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 실력을 보여줘야 할 차례다. 그동안의 단기급등으로 높아진 과열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탄탄한 실적 개선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이 중 오늘(19일) 오후 4시에 LG화학이 성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장 마감 후에 발표하는 터라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챙겨봐야 한다.
비가 오거나 돌풍이 불어도 봄은 봄이다. 꽃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우산을 쓰고 다니면 된다. 미국 재정적자라는 돌부리가 증시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재료가 아닌 만큼 실적에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실적 기대주들이 예상에 들어맞는 성적을 내놓는지 꼼꼼히 확인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실적 개선주들을 골라내는 것이 좋아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상당히 오른 화학, 자동차 업종 등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에너지, 지주회사, 생활용품, 미디어업종 등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