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영은 기자
2010.08.25 07:36:38
2006년이후 우회상장 139개사 분석
우회상장 기업 12% 3년내 퇴출
상장 존속기간 평균 1년 4개월 그쳐
[이데일리 김정민, 장영은 기자] 태양광기업인 네오세미테크가 정리 매매에 들어간다. 코스닥시장 상장에서 퇴출까지 불과 10개월, 우회상장을 통한 뒷문 입성이 파탄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 짧은 기간에 4000억 가까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7000여명이 넘는 소액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함량 미달 기업이 우회 상장을 통해 증시에 발을 디딘 후 결국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사례가 빈발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3년8개월간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을 시도한 기업은 총 139개사다. 이 가운데 126개사가 뒷문을 열고 코스닥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12%(15개사)에 달하는 기업이 우회상장 후 3년을 견디지 못한 채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수순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상장 유지기간은 1년 4개월에 그쳤다.
우회상장은 장외 기업들 중 자금이나 기술력이 있지만 신규로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업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상장하기 위해 주로 이용한다.
문제는 일부 부실 혹은 함량 미달 기업들이 우회상장제도를 이용해 제도권 시장으로 입성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제도의 취지 자체를 퇴색시키고 있는 것.
일례로 지난 2009년 12월 14일 사인시스템을 인수, 코스닥시장에 발을 디딘 제노정보시스템이 시장에서 퇴출된 것은 올해 6월 29일이다. 상장기업 간판을 달고 버틴 기간이 7개월 뿐이다.
특히 제노정보시스템은 상장 6개월만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상장유지를 위해 수천억대 호재성 계약 공시를 낸 뒤 유상증자로 자본을 조달,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지난해 1월 23일 케이디이컴과 합병, 우회상장했던 카라반인터내셔널이 상장폐지된 날짜는 같은해 9월18일, 상반기 결산을 끝내자마자 자본잠식으로 시장에서 쫓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