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09.03.01 12:20:00
변경 요구하거나 후발주자 펀드 이름 바꾸기도
"알고도 같은 이름 쓰지는 않아"..법적제한 없어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펀드네이밍(이름짓기)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자산운용사로서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다른운용사 펀드가 달가울 리 없다.
같은 이름을 쓰는 펀드가 있는지 체크한 후 상품을 내놓긴 하지만, 수없이 쏟아지는 펀드 중에 종종 동명펀드가 나오기도 한다. 이럴 경우 뒤늦게 출시한 운용사가 아예 이름을 바꾸거나, 운용사 측에서 다른 이름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게 생기기도 한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유리자산운용은 `유리 크루즈KOSPI200인덱스전환형 주식투자신탁`펀드 명칭을 `유리 코아셀렉션 KOSPI200인덱스 전환형 주식투자신탁`으로 바꿨다.
이미 한국투신운용에서 비슷한 이름의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파생상품(모)` 펀드를 운용하고 있서서다.
유리운용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헷갈릴 수 있어 굳이 같은 이름을 사용할 이유도 없고, 같은 이름을 사용해 큰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처럼 보이려했다는 오해를 줄 수도 있어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 출시전에 이미 나왔던 이름인 지 알았다면 같은 이름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설정만 되고 판매는 거의 안돼 추가 마케팅 비용은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사한 경우지만 결과는 정반대인 사례도 있다. CJ자산운용(현 HI자산운용)이 `하이Power Asia주식재간접형`이란 명칭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는데, ING자산운용이 이미 사용되고 있는 이름인지 모르고 뒤늦게 `파워아시아주식형` 펀드를 내놨다.
CJ운용 측에서 다른 이름으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ING운용 측은 이미 마케팅비용을 많이 지불한 상태라며 변경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췄다.
옛 자산운용협회(현 금융투자협회)는 펀드 이름을 고유상표권으로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ING운용 손을 들어줘 현재도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도 지난 2006년 동양투신운용의 `동양e-모아 삼성그룹주식` 상품이 `한국부자아빠 삼성그룹주식` 상품과 명칭이 유사해 투자자들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름을 알고도 쓰는 경우는 없다"면서 "상도의 상 문제일 뿐만 아니라, 고만고만한 이름의 펀드로는 투자자들에게 각인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