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8.10.04 12:11:39
[조선일보 제공] 고(故) 최진실의 자살 사건 이후 ‘모방자살’ 사례가 연일 발생해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유명인을 흉내 낸 모방자살을 뜻하는 ‘베르테르 효과’는 18세기 유럽에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실연 후 권총자살한 주인공 베르테르를 모방해 젊은이들의 자살이 급증한 것에서 유래했다.
3일 오후 8시 30분쯤 부산 중구 보수동 모 여관 객실 화장실에서 최모(66)씨가 샤워기에 감긴 압박붕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여관종업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 안방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최진실도 샤워기에 압박붕대를 감은 상태였다.
경찰은 평소 당뇨와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아 온 최씨가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에도 부산 수영구 민락동 모 오피스텔에서 최모(28·여)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최근 우울증으로 신경정신과 치료와 함께 약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3일 오전 6시4분쯤에는 강원 강릉시 포남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이모(여·30)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자신의 방 천장 쪽가스 배관에 압박붕대로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또한 오전 0시40분쯤 전남 해남군 모 아파트에서도 박모(여·55)씨가 집 욕실에서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들 이모(3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압박 붕대가 자살도구로 흔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최진실 자살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8일 탤런트 안재환의 연탄가스 자살 사건 이후에는 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 놓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전국에서 속출하기도 했다.
또한 TV를 통해 최진실씨 자살사건을 보던 3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일어났다.
4일 오전 5시40분쯤 경남 진해시 여좌동 하천변 산책로에서 김모(37·여) 씨가 산책로 난간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임모(57·여)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조선족인 김 씨가 지난 2일 오후 7시쯤 최진실 자살 사건 보도를 시청하던 중 말없이 집을 나갔다는 유족의 말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