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노컷뉴스 기자
2008.07.14 08:20:07
재건축 규제완화 구체적 방침따라 시장변화 결정될 듯
[노컷뉴스 제공]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를 예고하자 강남 재건축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리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단지는 하루에도 몇 건의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도를 보류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제에다 금융대출 규제로 시장이 크게 반전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를 언제,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가 향후 시장변화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주공 하루에 3건 '반짝거래'
13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 방침을 확인한 다음날인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형 3가구가 한꺼번에 거래됐다.
박준공인중개사 박준 사장은 "매입자들이 규제가 완화된다는 언론을 접한 후 적극적인 태도로 구입에 나섰다"며 "당초 10억에 나왔던 물건인데 10억2천500만원에 2가구, 10억3천만원에 한가구가 거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어 "물건을 내놨다가 나중에 팔겠다며 보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동 주공아파트 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의 K공인측은 "9억2천만원이던 102㎡짜리 주인이 매수자가 나타나자 값을 9억5천만원으로 올려 거래가 불발됐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4단지 인근의 마루공인 관계자는 "42㎡를 7억1천만원에 거래하려고 했는데 주인이 '안팔겠다'며 태도를 바꿨다"고 밝혔다.
강동구 둔촌주공과 고덕주공에도 매도를 보류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추격매수세 약해…"급반등 어려울듯"
매도자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반전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현지 업소들의 전언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이 여전한데다가 정부가 한꺼번에 규제완화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부르더라도 매수세가 활발하게 붙지 않으면 실제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인근 나은공인 김여진 사장은 "개발이익환수라는 변수도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무분별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둔촌주공을 주로 거래하는 둔촌1번지공인 관계자는 "강남은 강북보다 가격이 훨씬 높아 보유세를 내가면서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고덕동 삼성부동산 장용훈 사장은 "일부 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며 매도를 보류하고 있지만 대부분 매수자들은 아직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실제 가격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재건축 규제완화의 폭과 시기에 달려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