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로너 UBS글로벌운용 COO

by김유정 기자
2008.05.05 12:34:11

"韓은 UBS의 핵심시장 중 하나"
"시장상황에 따라 감원 및 추가상각 결정할 것"

[취리히=이데일리 김유정기자] "UBS가 서브프라임에 따른 손실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한국시장은 여전히 UBS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성장전략에 있어 핵심시장 중 하나다."
 
마르커스 로너 UBS글로벌자산운용 최고운영책임자(COO)는 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한국시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8000여명에 달하는 감원 계획과 추가 상각에 대한 외신 보도에 대해서 "미래 전망을 반영해 인력계획을 하는 것이 운영원칙이고,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 상각 가능성도 있다"며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로너 COO()는 "한국의 자산운용시장은 과거 5년 동안 연 평균 14%라는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자산구성에서 여전히 투자 비중이 낮고 저축률이 높다는 점, 사회가 노령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개인 및 기업연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 등을 고려해보면 한국의 자산운용시장은 아직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UBS는 작년 하나금융그룹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며 하나UBS자산운용을 통해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그는 "한국이 과거에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만큼 빠른 산업, 경제 성장을 이룩해 왔다는 것을 비추어 볼 때, 한국의 금융 산업도 앞으로 크게 성장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UBS운용이 작년 7월말 출범해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합작법인 통합과 운영에 매우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앞으로는 다양한 해외펀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출시해 한국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새로운 상품을 찾을 때 다양한 기회를 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시장의 자산쏠림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해외투자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물론 긍정적인 움직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 두 가지 해외시장에 너무 집중함으로써 자산쏠림에 의한 투자위험이 높아진 것 같다"며 "이에 따라 현재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및 헤지펀드 등과 같은 대안투자상품을 개발, 출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역시 한국에서 법규가 허용되는 대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 운용사로서 (투자자산기준. 2007년 말 USD 67.7 billion) 이름이 나있다.
 

 
취리히에 위치한 UBS건물 중 하나인 Paradeplatz 6
최근 한 스위스 주간신문은 "UBS가 유럽과 미국 지역의 투자은행 부분에서 3000명, 여름 휴가 이후 관리 부서에서 5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로너 COO는 "숫자 하나하나에 집중하기보다 큰 방향에 주안점을 둬야할 것"이라며 "현재 서로 긴밀히 융합되어 있는 주요 사업 부문들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 적절한 수준의 인력 (resources)를 가지고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한 부문에 향후 사업 기회가 줄어든다고 판단한다면,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downsizing) 합리적인 결정일 것이며, 이렇게 미래의 사업전망을 반영해 인력계획을 하는 것이 UBS의 일반적인 운영 원칙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감원에 대한 검토가 IB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력운영방침 원칙을 바탕으로 다른 사업 분야의 인력현황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UBS는 지난 1분기 190억달러 정도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 상각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도 서브프라임 관련 잠재부실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로너 COO는 "UBS는 손실 상각과 자산 매각과 같은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해 관련한 위험을 적절한 수준으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자산은 분리해 관리하도록 별도의 법인을 설해, 이와 관련한 위험이 회사 전체에 파급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UBS 뿐 아니라 경쟁사들도 서브프라임과 관련한 자산을 적절한 포지션으로 유지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전제할 경우 추가 자산 상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 부동산 시장이 더욱 악화된다고 전제할 경우, 추가적인 손실 상각이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보면 UBS는 이미 많은 부문을 상각, 반영했고, 현재의 포지션은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는 말을 더했다.
 

 
시장의 우려는 미국의 신용위기가 유럽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에 대해 로너 COO는 "현재로서는 유럽에서도 미국과 비슷한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전개되고 있다는 징조는 없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UBS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2월 이후 지금까지 총 380억달러의 자산을 상각, 금융권 가운데 가장 많은 손실을 입은 은행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지만, 로너 COO는 "UBS고객의 자산은 안전하며 지난 150년간 쌓아온 고객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중동의 오일머니 및 국부펀드들의 전 세계 금융섹터에 대한 투자가 들어난 가운데 이에 대해 로너 COO는 긍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그는 "UBS 역시 작년 유상증자 당시 싱가포르 투자청(GIC)와 더불어 더불어 한 중동 계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이러한 장기투자자들이 우리회사에 투자하게 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국부펀드들은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신뢰할 수 있고, 책임감 있는 파트너로서 그 위상이 부각됐다"며 "위기의 시기를 대응하는 데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로너 COO는 "지난 4월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마르셀 오스펠 회장 후임으로 피터 쿨러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조직에 변화를 주며  일부 손실에 대한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