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증권부 기자
2006.01.19 07:56:04
[이데일리 증권부] 물리학에 공명현상이라는 용어가 있다. 공명현상에 대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예를 들어보면, 핸드폰을 진동으로 놓고 탁자에 놓았을 때 전화가 오면 핸드폰의 진동외에도 탁자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경우이다.
이는 핸드폰이 탁자를 강제로 진동시켰기 때문인데, 진폭의 증가로 볼 수 있다. 갑자기 물리학 용어를 들이대는 이유는 이틀간에 걸친 주가 급락이 시장을 둘러싼 악재를 갖고 설명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마치 공명현상처럼 악재가 자체적으로 증폭 확산됐으면 몰라도..
거의 항상 반복되는 경험인데, 악재는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순차적으로 악재가 터진다면 주가 또한 견딜만한 하락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문제는 동시 다발적 악재로 인해 손을 쓸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틀간 69포인트(장중 93포인트) 급락한 시장이 이를 대변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흥분을 식히고 주요한 하락 요인을 점검한 결과 급락과 투매는 과잉반응의 산물로 볼 수 있다.
과열보다는 침체를 걱정할 정도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에 기술적 과열 부담은 해소됐다. 그 다음 걱정은 인텔 쇼크인데, 어닝시즌의 첫 출발이 순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미국 시장이 연초 이후 올라온 상승을 대부분 반납한다면 신흥시장 주가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즉 인텔의 실적 부진을 반도체, 더 나아가 정보기술(IT) 업종 전반의 후퇴로 평가하는 시각은 무리가 있다. 인텔의 부진, 그 이면에는 AMD의 약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텔 자체의 경쟁력 약화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
한편 일본 증시의 급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는데, 그도 그럴 것이 최근에는 한일 주가동조화가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현상적인 동조화는 수치로 분명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동안의 주가 상승배경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일본 시장은 장기불황 탈출과 디플레이션 종식이 상승 촉매로 작용한 반면 우리 시장은 유동성과 재평가 논리가 상승 동력이었다. 즉 이 말은 상승행보는 결과적으로 동일하지만 상승 엔진은 전혀 다른 논리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 동조화를 근간으로 `일본 시장의 하락과 우리 시장의 하락`을 1대1 대응구도로 연결하는 발상은 근시안적 접근이다. 더군다나 일본 시장의 하락이 내부 악재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따라서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상승 추세는 건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속도를 더해가는 경기회복과 바닥을 통과한 기업실적은 주가의 버팀목이다. 환매에 대한 일부의 우려는 지나친 기우이다.
따라서 단기 급락에 따른 고통은 크지만 강세장에서 종종 나타나는 전형적인 조정으로 보고 싶다. 당초 고려했던 기술적 지지선은 1350포인트 전후였고 마지노선은 1320포인트 수준이다.
그런데 급락과 투매로 점철되는 상황에서 1350포인트 지지에 대한 신뢰는 부분적으로 훼손됐다. 따라서 1320포인트 전후로 지지선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전략은 자제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다.
시장에서 검증된 우량종목의 경우 인내에 상응하는 보상이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궁극적으로 경기와 실적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