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식 기자
2024.07.17 05:00:00
못생김의 심리학
이창주|224쪽|몽스북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왜 하필 나일까?” “전생에 무슨 죄라도 지었을까?”
신간 ‘못생김의 심리학’ 저자는 고교 시절 전두탈모증이 발병했을 때 이 같은 생각을 하며 절망했다고 고백한다. 전두탈모증은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머리카락과 눈썹이 한 올도 남지 않고 빠지는 질환이다. 일정 부분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나 발병 유전자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 치료가 어렵다.
저자는 대학 재학 시절 끝내 치료를 포기했으나 다행히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모습과 삶을 받아들이고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 즉 외형적 변화는 없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형상인 신체 이미지가 치유된 덕분이었다.
상처를 딛고 수많은 이들의 마음건강을 돌보는 정신의학 전문의가 된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고백하며 삶의 질, 자존감과 직결되는 것은 외모가 아니라 신체 이미지라고 강조한다. 신체 이미지는 타인의 눈에 담기는 상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내면의 거울을 뜻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 부정적으로 비칠지라도 자신이 그 모습을 수용한다면 신체 이미지가 양호해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신체 이미지는 추상적 개념이라 잘못된 방향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실생활에는 외모가 곧 삶의 전부라는 식의 ‘엉터리 안내문’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외모지상주의 풍조가 심화하는 상황 속 SNS와 유튜브에 떠도는 유언비어가 아닌 외모심리학적으로 검증된 지식을 따르며 스트레스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별 상황에 따른 마음처방전을 제시하는 저자는 “힐링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으며 이 말의 진의를 이해한다면 7부 능선을 넘은 셈”이라고 말한다.